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배경은 대표이사 사장
“디지털 솔루션 기반의 환자중심 파이프라인 도입할 것”

▲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배경은 대표이사 사장
▲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배경은 대표이사 사장

2019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는 귀를 의심할만한 선언을 한다. 이 회사가 당뇨병 치료제에 대한 연구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사노피는 당뇨병 치료제, 특히 인슐린에 특화된 회사로 알려져 있다. 1999년 인슐린을 최초로 생산한 업체인 훽스트(Hoechst)를 인수한 이후 2000년 최초의 24시간 지속형 기저인슐린인 란투스(성분명 인슐린글라진)를 출시하며 소위 ‘대박’을 쳤다.

출시 후 란투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0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초대형 품목으로 성장했다. 경쟁제품이 등장했지만, 이 약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다. 란투스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초속효 인슐린 애피드라(성분명 인슐린글루리신) 또한 사노피의 인슐린 시장 장악에 역할을 했다.

인슐린 투약에 방어적이라고 알려진 국내에서도 사노피는 2005년 란투스 출시 이후 연간 600~7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사노피는 2015년 란투스의 특허만료에 맞춰 다음 세대의 기저인슐린 제품인 투제오(성분명 인슐린글라진)을 출시한다. 이 약은 란투스와 비교해 24시간 혈당 변동성을 줄여 안정적인 혈당 관리 데이터를 제시한 제품이다. 실제 투제오는 란투스 대비 저혈당 발생률을 낮췄다.

이어 회사는 란투스와 GLP-1 유사체 기전의 릭수미아(성분명 릭시세나티드)를 합친 복합제 솔리쿠아까지 2018년 출시했다.

그랬던 사노피가 왜 당뇨병치료제 연구 중단을 선언했을까. 현재 국내 시장 상황으로 이를 설명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 사노피는 더 이상 인슐린 제제의 선두가 아니다. 란투스 이후 도전자의 입장에 있던 노보 노디스크의 2세대 기저인슐린 트레시바(성분명 인슐린데글루덱)와 기저인슐린과 초속효 인슐린을 복합한 리조덱(인슐린데글루덱/인슐린아스파트)이 현재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새로운 인슐린은 란투스, 투제오와의 간격을 계속해서 벌려가고 있다. 이는 해외 시장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노피는 당뇨병치료제 연구 중단을 선언하며 백신, 암, 희귀질환과 같은 혁신신약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인슐린 시장 보다 고성장이 가능한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다만, 이미 출시한 인슐린 제품의 판매 제고에 대한 고민은 남아있다. 특히 한국 등 세계 각지에 있는 해외지사들은 여전히 인슐린 시장이 주요 수입원이다.

그렇다면 사노피의 한국지사는 어떤 행보를 준비하고 있을까.

<메디코파마뉴스>는 최근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배경은 대표이사 사장을 만나 인슐린 시장에 대한 회사 측의 생각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 사노피의 당뇨병 치료제 분야에 대해 설명해달라.

당뇨병은 사노피가 인슐린의 100년 역사를 함께 하면서 헤리티지(Heritage)를 보유한 분야다. 최근에도 솔리쿠아, 투제오와 같은 인슐린 제품에서 새로운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최신 임상 데이터를 발표하고 있다.

앞으로는 디지털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환자중심적인 파이프라인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미 시장에 출시된 당뇨 치료제와 함께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에 대응할 수 있는 최초 및 최고의(First in class, Best in class) 제품에 대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 주력 분야인 인슐린 시장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모습이다. 전략이 있나?

지속적인 임상 데이터 발표와 디지털 솔루션 측면에서의 노력을 이어가고자 한다. 이미 다수의 좋은 제품이 시장에 포진한 만큼 약물 자체 개발만으로는 일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노피는 약물을 넘어(beyond drug) 환자 중심의 솔루션을 통해 궁극적으로 치료 결과를 높이는 부분, 즉 치료-디바이스-결과의 유기적 연결이 가능한 환자 중심의 디지털 시스템에 주력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한 새로운 디지털 솔루션을 하반기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 약물 보다 디지털 솔루션이 전략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계획을 말해달라.

회사는 현재 세 가지 측면에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 중이다.

첫째는 고객과의 디지털 소통 채널 확대다. 비대면 시대인 만큼 전통적인 대면 방식에 디지털 접근을 더해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고객을 직접 방문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가장 편안한 방법으로 적재적소에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더 좋은 디테일(제품에 대한 정보 전달)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둘째는 기존 치료제에 디지털 솔루션을 접목한 환자 중심 솔루션 실현이다. 이를 위해 본사 차원에서는 ‘사노피 버츄얼 헬스케어 비전’을 수립하고, 디지털 기술을 만성질환 관리에 접목하기 위한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을 활용한 사회공헌활동도 추진 중이다. 현재 대한당뇨병학회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당당케어'를 개발하고 있다. 앱을 활용한 행동활성화 교육을 기반으로 당뇨병 환자들의 정신 건강은 물론 식단과 운동 등 질환과 관련된 정보를 전하고, 스스로 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건강한 습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 전통적인 치료제는 물질을 개발하고 임상 데이터로 효과를 입증해서 허가를 받는 익숙한 모델과 절차가 확립돼 있다. 반면 디지털 솔루션 쪽은 그렇지 않다.

결과를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 데이터 관리는 누가 할 것인지, 서버는 어디에 둘 것인지, 데이터는 어떻게 수집할 것인지 등에 대해 마련된 기준이 없다 보니 고려할 일이 많았다.

사노피가 좋은 사례를 만들어 디지털 솔루션 분야가 국내에도 잘 정착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