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놓치지 말아야 할’ 행사…6월·9월 줄줄이 대기
스타트 끊은 JPM 헬스케어 컨퍼런스, ‘1월 효과’ 지탱
매년 제약바이오 증시 ‘들썩’…‘선 상승, 후 반납’ 주의

제약바이오산업의 트렌드 변화를 최근접 거리에서 체감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학회 행사다. 현장에서는 기업 간 미팅을 진행하고 후속 협상을 거쳐 기술수출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글로벌 주요 학회의 일정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대외 환경이 녹록치 않은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준비한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성과가 임인년 증시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022년 예정된 신약과 관련한 글로벌 주요 학회 행사는 1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2월 ECCO(유럽크론병 및 대장염학회), 3월 AD/PD(알츠하이머/파키슨병학회), ELCC(유럽폐암학회), 4월 AACR(미국암학회), 6월 ASCO(미국임상종양학회), ADA(미국당뇨학회), Bio-USA(미국바이오협회 컨퍼런스), 7월 AAIC(미국알츠하이머학회), 8월 WCLC(세계폐암학회), 9월 ESMO(유럽종양학회), 11월 AASLD(미국간학회), 12월 AES(미국뇌전증학회) 등 올해에만 20여 개의 굵직한 학술행사가 대기 중이다.

≫ 스타트 끊은 JPM 헬스케어 컨퍼런스…1월 증시 효과, 임인년에도

올해 스타트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1.11~1.14,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끊었다. 이 행사를 통해 연초부터 존재감을 각인시킨 기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1월 효과’를 지탱했다.

앞서 지난 2018년의 경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열린 직후 의약품지수는 14.63% 오르며 초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올해 이 컨퍼런스에 참가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존재감을 드러낸 곳은 에이비엘바이오였다. 이 회사는 행사 둘째 날 파키슨병 치료제 'ABL301’을 프랑스 사노피社에 기술이전 하면서 총 1조2,720억 원(10억6,000만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주가는 기술수출 소식 이후 지난 19일 기준 60% 급등했다.

1월 제약바이오 증시를 흔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미 성과를 낸 에이비엘바이오 외에도 올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여한 한미약품, HK이노엔 등 국내 전통 제약사를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씨젠 등 상당수 기업들이 행사 기간 중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개발 비전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들 외에도 대웅제약, GC녹십자, JW중외제약, 네오이뮨텍, 지놈앤컴퍼니, 알테오젠, 바이오니아, 메드팩토, 유틸렉스, 압타바이오 등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올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향후 헬스케어 업종에 수혜가 기대되는 배경이다.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올해도 빗나가지 않은 증시 패턴…‘선 상승, 후 반납’

글로벌 대형 행사 소식은 매년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의 상승 버팀목이 되어 왔다.

다만, 언론을 통해 기업들의 참가 소식이 미리 알려지면서 주가는 행사 직전까지만 상승하고, 그 이후에는 하락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는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열린 전후 시점인 지난 1월 7일부터 12일까지 의약품 지수는 4.13% 반짝 상승했지만, 韓·美 금리인상 압박과 셀트리온의 분식회계 의혹 등 악재가 겹치면서 결국 지난 19일까지 8.9% 급락했다.

이마저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1.11~1.14)로부터 나온 국내 업체들에 대한 신약개발 기대감으로 그나마 더 큰 하락을 막은 결과다.

≫ 임인년 굵직한 글로벌 학술행사만 20여개…썸머 시즌에 '쏠린 눈'

올해 예정된 굵직한 글로벌 학술행사만 20여개에 달한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최근 막을 내렸지만 앞으로 남은 이벤트가 더 많은 셈이다.

일단 오는 6월에 몰려있는 글로벌 학회 일정에 주목할 만하다. EULAR을 시작으로 ASCO, ADA, ENDO, Bio-USA, EASL까지 제약바이오산업에 파급력을 미칠 행사만 6개가 몰려있기 때문이다.

특히 6월 3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ASCO는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온 시선이 집중되는 명실상부 전 세계 최대 암 학회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5월 유한양행, 한미약품, 온코닉테라퓨틱스(제일약품), 아이디언스(일동홀딩스), 삼성제약, 메드팩토, 네오이뮨텍, 제넥신, 셀리드, 네오이뮨텍, 젬벡스, 큐리언트 등이 참석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삼성제약은 당시 ASCO에서 발표한 췌장암 신약후보 물질 ‘리아백스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5월 한 달간 주가 2배(100.5%) 넘게 오르면서 폭등세를 연출한 바 있다.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인 Bio-USA에도 관심을 가질만 하다.

실제로 나이벡社는 작년 Bio-USA에서 코로나19 치료제를 포함한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6월 한 달 35% 급등한 바 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이 행사의 공식 협찬사(스폰서)로 나서면서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대외 홍보 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올 9월 예정된 ESMO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개발한 항암 신약들의 주요 연구결과가 발표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제약바이오주는 지난해 8월 한 차례 들썩인 바 있다. 당시 ESMO가 국내 증시를 관통한 것이다. 작년 이 행사에 참여했던 한미약품, 유한양행, 메드팩토, 에이비온, 이수앱지스의 경우 자체 개발한 항암신약 데이터 공개를 앞두고 주가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혼조세를 보이기도 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관계자는 “최근 제약바이오 섹터 주가는 글로벌 학회를 앞두고 기대감으로 올라섰다가도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다시 내려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행사에 참가하는 기업들 상당수는 이미 신약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언제라도 글로벌 제약사와 라이선스아웃(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투자자들은 새로운 후보물질에 대한 맹목적인 환상보다는 임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네거티브적인 요소를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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