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OP 랭킹] 2021년 제약바이오기업 특허 등재 순위 분석
39곳 155건 특허 등재…다국적제약사 21개사 106건 ‘싹쓸이’
국내사는 18개사 49건…작년 코로나 장기화, 특허수도 ‘급감’
한미·유한·셀트리온·종근당·유나이티드, ‘알짜배기’ 특허 등재

제약바이오산업에서 특허권을 포함한 지적재산에 대한 권리는 기업의 생명줄과도 같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 만큼 같은 물질이 출시된 이후라도 일정기간 보호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메디코파마뉴스>는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올라온 특허 현황을 분석하고 등재 건 수에 따라 기업별 순위를 매겨봤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제약바이오기업의 특허 등재 규모는 총 155건으로 확인됐다(특허권 등재자 기준).

세부적으로 보면, 특허 등재 건수는 2020년 222건보다 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18년 126건에서 2019년 210건으로 대폭 늘어난 이후 다시 200건 아래로 떨어진 결과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신규 제품의 출시가 줄어들고 시판 일정이 늦어지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 실질적인 특허 건수는 주성분이 동일한 제품에 용량별로 특허 건수가 분산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등재 규모는 절반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특허 관련 품목수는 총 67개에 불과했다.

또한, 해외 도입 상품에 대한 원 특허권자 상당수는 글로벌 기업이었던 것으로 본지 조사 결과 확인됐다.

국내 토종기업이 원 특허권을 가진 것은 총 155건의 신규 등재건 중 32건에 불과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특허 등재의 한계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지난해 특허 등재 현황을 살펴보면, 제약사 총 39곳이 155건의 특허를 등재했으며, 이 중 106건은 다국적 제약사 21곳이 싹쓸이 했다. 국내 제약기업은 18개사로 49건이었다. 신약을 다수 보유한 다국적 제약기업이 여전히 특허 등재를 주도하고 있던 것이다.

이는 지난 2020년 제약사 43곳이 222건(국내 제약기업 17곳 84건, 다국적제약기업 26곳 138건)의 특허를 등재한 것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특허 등재 현황을 국내 제약기업으로만 한정해서 보면, 한미약품이 총 10건으로 우리나라 제약사 중 가장 많은 규모의 특허를 등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인제약이 8건으로 뒤를 이었으며, 에리슨제약(5건), 유한양행(4건), 셀트리온(3건), 하나제약(3건), 한국유나이티드제약(3건), 종근당(2건), 제일약품(2건), 경보제약(1건), 녹십자(1건), 바이오솔루션(1건), 삼오제약(1건), 태준제약(1건), 한독(1건), 대원제약(1건), 메디포스트(1건), 코아스템(1건) 순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지난해 특허권을 등재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국적 제약사 중에는 한국로슈(24건)가 우리나라 특허 관리에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모양새였다. 이어 한국노바티스(22건),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10건), 한국아스트라제네카(8건), 한국얀센(7건), 한국화이자제약(7건), 미쓰비시다나베파마코리아(4건), 한국릴리(4건), 암젠코리아(3건), 입센코리아(3건), 한국오노약품(3건), 한국산텐제약(2건) 순으로 다수의 특허권을 등재하고 있었다.

≫ 국내사 특허 등재 ‘숨은 일인치’…해외 도입품목 제외하면 32건으로 ‘급감’

국내 제약기업이 특허권을 등재했어도 해외 도입상품에 대해서는 원 특허권자가 글로벌 제약사로 되어 있는 경우도 상당수 존재했다. 즉 이들 특허는 국내 기술에 대한 특허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를 감안한 국내 제약사의 특허 등재 건수는 11곳 32건으로 조사됐다. 당초 국내 제약사로 한정해 집계했던 18곳 49건에서 35%가 줄어든 셈이다.

이렇게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을 도입하면서 원 특허권자가 해외 기업으로 돼 있던 곳은 환인제약, 제일약품, 경보제약, 하나제약, 녹십자, 한독 등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환인제약의 경우 지난해 8건(용량별)의 특허 등재를 마친 뇌전증 치료 신약 ‘제비닉스정’의 특허 권리자는 포르투갈 비알社로 확인됐다. 환인제약은 비알사로부터 제비닉스정의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지난해 12월 시판을 시작했다.

이 외에도 제일약품은 일본 다이호社와 경구용 복합 항암신약 ‘론서프정’, 경보제약은 뉴질랜드 AFT社와 국내 첫 성분 조합(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나트륨이수화물)의 진통 주사제인 ‘맥시제식주’, 하나제약은 영국 파이온社와 마취 신약 ‘바이파보주’ 등을 시판하면서 원 특허권은 해외 기업이 소유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한미약품, 종근당, 유한양행, 셀트리온, 대원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태준제약, 바이오솔루션, 메디포스트, 코아스템 등은 회사가 원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쪼개진 특허’…동일 주성분 기준으론 국내사 특허 절반 이하로 ‘뚝’

작년 식약처에 등재된 지적재산에 대한 권리에는 또 다른 ‘숨은 일인치’가 있었다.

용량별로 따로 매겨진 특허 건수를 주성분이 동일한 제품으로 압축해서 보면, 총 등재 건수는 당초 155건에서 67건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같은 품목이라도 용량별로 특허를 다르게 하거나, 혹은 동일 용량이라도 조합을 다양화하면 총 특허 건수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제품의 주성분만을 놓고 보면, 지난해 국내 제약사 11곳이 20건, 다국적사 28곳이 47건의 특허를 등재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성분 기준으로 특허 건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한미약품, 한국로슈,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였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각각 5품목에 대해 지적재산권을 등재했다. 이어 한국노바티스(제품 4개), 한국아스트라제네카(3개), 한국얀센(3개), 한국화이자제약(3개), 유한양행(3개), 셀트리온(3개) 순으로 주성분별 특허 등재가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토종 제약사, ‘알짜배기’ 특허도…복제약 ‘방어 전략’ 주목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알짜배기 특허도 눈에 띄었다.

한미약품은 10건의 특허를 신규 등재하면서 국내사 가운데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상반기에만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프리필드시린지주’의 특허 5건과 비뇨기질환 치료제 ‘실도신캡슐’ 2건, 하반기에는 발기부전 치료제 ‘구구탐스캡슐’과 ‘한미탐스캡슐’, 그리고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정’을 각각 1건씩 올리면서 특허 등록에 집중했다. 롤론티스는 지난해 국산 33호 신약으로 상업화에 성공한 이 회사의 첫 번째 바이오 신약이다.

또 로수젯(성분명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저용량 10/2.5mg의 특허 등재를 통한 제네릭 진입 방어 전략도 주목된다. 현재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는 150여 품목에 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그러나 한미약품의 특허 전략으로 인해 다른 제약사가 이 복합 성분의 저용량 제품을 내놓기 위해서는 특허 도전장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정’과 위염 치료제 ‘레코미드서방정’,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에소피드정’의 특허 각 1건씩 총 3건을 등재했다. 이 중 국산 31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렉라자정은 오는 2035년까지 15년간 조성물 특허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됐다.

종근당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에소듀오정 40/800mg’에 대한 새로운 조성물 특허 2건을 식약처에 등재 시켰다. 이 약물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에스오메프라졸과 탄산수소나트륨 복합제다. 앞서 에소듀오는 2019년 11월 ‘에스오메프라졸 및 탄산수소나트륨을 포함하는 약제학적 제제’ 특허를 등재한 데 이어 작년 추가 특허를 통해 방어벽을 두텁게 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아트맥콤비젤연질캡슐’에 대한 특허를 새롭게 따냈고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 ‘페노릭스EH정’(페노피브릭산)의 특허도 추가했다. 특히 페노릭스EH정은 장용코팅 및 알칼리화제의 함량 조절을 통해 산성 환경에서 불안정한 페노피브릭산의 흡수율을 개선한 것이 특허 등재에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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