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앤존슨 레미케이트, 셀트리온·삼바 공세에 매출 ‘급락’
삼성바이오에피스, 시장 잠식 ‘속도’…화이자 엔브렐 ‘먹구름’
애브비 먹여살린 휴미라, 美 특허만료 후 시장방어 ‘쏠린 눈’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빅파마들이 바이오시밀러의 공세 앞에 힘을 못 썼다. 한때 전 세계 의약품시장을 호령하던 오리지널 의약품들이 이른바 복제 생물학적제제의 시장 침투에 더이상 후퇴할 곳을 찾기 힘들어진 것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상위권을 점령하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들의 잇따른 매출 감소가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메디코파마뉴스>는 글로벌 주요 제약기업의 3분기 재무보고서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와 경쟁 중인 매출 상위 오리지널 의약품의 실적 감소 원인을 해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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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센(존슨앤존슨 제약사업 부문)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의 3분기 매출은 7억6,100만 달러(9,017억 원)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2% 쪼그라들었다. 올 한해 누적치 역시 24억2,600만 달러로 전년 28억4,600만 달러와 비교해 14.8% 급감한 결과다.

바이오시밀러와 같은 시장을 두고 경쟁 중인 레미케이드는 작년에만 매출이 15% 가까이 빠졌다. 이 약이 지난해 올린 판매고는 37억4,700만 달러(4조4,398억 원)였다. 미국 매출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25억8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8.5%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레미케이드의 미국 판매량은 18.6% 줄어들었다.

현재 미국 레미케이드 시장에서 침투 속도를 높이고 있는 곳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셀트리온은 화이자와 손잡고 '인플렉트라(성분명 인플릭시맙)'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렌플렉시스(성분명 인플릭시맙)'를 판매 중이다.

셀트리온 인플렉트라의 美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10.7%였다. 이는 올 들어 3분기 기준 21.2%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시장 잠식을 가속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20%를 돌파한 기록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시장점유율을 절반 이상(53%) 가져오면서 오리지널 제품을 넘어선 상태다. 실제로 파트너사인 화이자 측에 따르면 인플렉트라는 3분기 2,038억 원(1억7,200만 달러, 전년比 6%↑)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 누적 판매고로 보면 5,747억 원(4억8,500만 달러, 3%↑)에 달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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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셀트리온(왼쪽), 삼성바이오에피스(오른쪽) 사옥 전경(제공: 각사)

≫ 오리지널 시장 ‘파고든’ 바이오시밀러…삼바, 점유율 잠식 ‘속도’

화이자의 류마티스 관절염치료제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약은 유럽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와 경쟁에 직면하면서 올 3분기에만 매출이 12% 떨어진 3,350억 원(2억8,300만 달러)에 그쳤다.

앞서 지난해 3분기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9년 4억1,500만 달러의 매출 올렸던 엔브렐은 1년 만인 2020년 3분기, 판매고가 23% 급락하면서 3억2,100만 달러까지 내려 앉았다.

이렇게 공백이 생긴 시장을 채우는 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몫이었다.

이 회사의 ‘베네팔리’(엔브렐 바이오시밀러)는 현재 유럽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을 통해 주력 시판되고 있으며 올 3분기 1,430억 원(1억2,080만 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올 한 해 누적치로 보면 매출은 지난해와 같은 4,308억 원(3억6,390만 달러)이었다.

시장 지형도에 변화가 있는 건 미국도 마찬가지다. 삼성의 파트너사인 오가논은 ‘브렌시스’(베네팔리의 미국 제품명)를 통해 1,400만 달러(165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 누적 3,500만 달러(414억 원)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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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비도 바이오시밀러에서 오는 고민은 마찬가지다. 시간이 갈수록 시장점유율 하락 폭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담당하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는 지난해 198억3,200만 달러(22조4,796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올해는 3분기까지 총 153억6,000만 달러(18조2,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4.6% 성장했다.

문제는 전 세계 최대 의약품시장인 미국이다.

휴미라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이 약의 특허는 2023년에 풀린다. 수 년간 글로벌 의약품 매출 1위를 지켜오던 휴미라도 특허 만료 이후에 몰아칠 바이오시밀러의 공세 앞에 힘을 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존 시장을 지배하던 오리지널 의약품이 속수무책으로 시장을 내준 사례는 최근의 유럽 사례를 보면 좀 더 분명해진다.

휴미라는 지난 2019년 유럽에서 특허 만료에 따른 바이오시밀러 발매로 매출이 급감했다. 실제로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기록한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2.5% 빠진 37억2,000만 달러까지 내려앉았다. 올해도 3분기까지 25억7,100만 달러로 판매량이 쪼그라든 상태다.

현재 휴미라의 경쟁품목으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를 비롯해 암젠 ‘암제비타’, 산도즈 ‘하이리모즈’, 마일란·후지필름쿄와기린의 ‘훌리오’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삼성 임랄디의 성장이 가파르다.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에 따르면 지난해 이 약의 매출은 2억1,630만 달러(2,452억 원)로 전년 대비 17.6% 성장했다. 임랄디는 올해도 3분기까지 5.1% 성장한 총 1억7,090만 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유럽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의 특허가 만료된 이후 바이오시밀러의 성장 속도가 매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한편, 휴미라의 대체품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린버크’는 3분기 누적 11억3,400만 달러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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