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코로나 경구제 개발…WHO 가이드라인 소식도 ‘악재’
러시아 백신 수혜주 및 면역항암학회 참석 기업에 ‘쏠린 눈’
15일 중소제약바이오 3Q 실적 공개…상승 모멘텀 판가름날 듯

이번주 제약바이오 업종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금리 인상을 촉진할 것이라는 불안감 속에 상승 모멘텀 부족까지 더해지면서 약세장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결정과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개발 소식은 지난주에 이어 제약바이오주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전주 코스닥 지수는 0.77% 오르며 반등에 성공한 반면, 화이자發 먹는 코로나 약 개발 소식이 악재로 작용한 제약지수는 6.58% 급락하며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주목할 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조만간 코로나 치료제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는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에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만약 앞서 영국 등에서 승인받은 머크의 경구용 치료제가 ‘표준치료제’로 선정될 경우, 열악한 임상 환경에 놓여 있는 국내 코로나 약 개발 업체들은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먹는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업체는 신풍제약(성분명 피로나라딘·알테수네이트, 임상 3상), 대웅제약(카모스타트, 3상), 대원제약(페노피브레이트콜린, 2상), 제넨셀(담팔수엽·에탄올건조엑스, 2·3상), 진원생명과학(제누졸락, 2상) 등이다.

국내 백신 개발주도 이미 글로벌 빅파마에게 시장을 내준 만큼 치료제 상용화는 악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백신 개발 업체 중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재조합백신으로 임상 3상에 진입하면서 속도전에서 앞서고 있다. 이와 함께 유바이오로직스(1·2상), 셀리드(1·2a상), 진원생명과학(1·2a상), 제넥신(1·2a상), HK이노엔(1상) 등이 그 뒤를 바짝 따라 붙고 있다.

다만 호재를 품은 백신 관련주도 있다. WHO가 최근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의 긴급사용승인 절차를 재개했다는 소식으로 인해 이 백신의 국내 위탁생산을 맡은 관련 기업들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스푸트니크 관련주로 언급되고 있는 곳은 한국코러스 컨소시엄에 속한 바이넥스, 보령바이오파마, 이수앱지스, 종근당바이오, 큐라티스, 제테마 등을 비롯해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에 합류한 휴메딕스, 보란파마,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이다.

그동안 위기 때마다 구원 등판한 글로벌 학회가 11월에 몰리면서 향후 상승 모멘텀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면역항암학회(SITC, 워싱턴 10~14일)에는 네오이뮨텍, 엔케이맥스, 메드팩토, 에이비엘바이오, 에스티큐브 등이 참석하고 GC녹십자랩셀은 미국심장협회(AHA, 온라인 13~15일)에 참가해 임상 결과 등이 발표된다.

한편, 이번 주 주목할 증시이벤트는 15일 예정된 미·중 화상 정상회담으로 양국의 관계 개선 여부가 증시 주요 변수로 꼽힌다. 또 16일 발표될 미국 소매판매지표는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한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 주간 증시 리뷰

지난주 우리나라 증시는 미국 대형주의 실적 상승효과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결정에 따른 영향으로 급등락을 반복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보다 6.2% 상승하며 3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소식이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가 압박을 받는 분위기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는 결국 0.02% 내리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국내 제약바이오주는 금리인상 우려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여기에 화이자의 코로나 치료제 개발 소식은 그동안 제약바이오주를 이끌었던 코로나 테마 약발에 직격타로 작용하면서 급락을 부추겼다.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주간 2.92% 하락했고 코스닥 제약지수는 6.58% 내리며 득보다 실이 많은 한 주였다.

제약바이오주는 전반적으로 상승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대다수의 종목이 내려 앉았다.

먼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메디포스트로 세포치료제 ‘카티스템’의 해외 진출과 주사형 무릎 관절염 치료제 ‘스멉셀’의 상업적 가능성을 주목한 증권사 추천에 따라 주간 7.59% 올랐다. 이 외에도 JW신약(7.57%), 대한뉴팜(5.86%), 파미셀(4.51%), 제일바이오(4.27%) 등이 그나마 4% 이상의 상승 폭을 지켜냈다.

반면,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주는 정반대 양상이었다. 실제로 코로나 수혜주로 언급되며 그동안 급등을 기록했던 한국비엔씨(-26.68%), 국전약품(-19.28%), 유바이오로직스(-17.47%), 아이큐어(-15.61%) 등은 15% 이상 급락을 기록했다.

수급과 관련해서는 지난주에 이어 개인이 매도를 지속해 4,670억 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450억 원, 1,150억 원 매수에 그치면서 수급 불안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코스피 의약품 업종에서도 개인은 1,520억 원을 매수했으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50억 원, 890억 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 이번주 주목 기업

국산 코로나 항체 치료제로 유럽 관문을 뚫은 셀트리온에 주목할 만하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은 셀트리온이 개발한 '렉키로나'와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의 '로나프레베' 등 코로나19 항체치료제 2종의 사용을 공식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두 품목은 유럽에서 처음으로 허가받은 코로나 항체치료제다.

이번 승인으로 렉키로나는 국내 기업이 물질 발굴부터 개발까지 직접 주도해 내놓은 바이오 신약 중 유럽에서 허가받은 첫 의약품이 되는 기록도 세웠다.

주목할 점은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11일 렉키로나에 대해 '허가권고' 의견을 내린 이후 정식 허가까지 걸린 시간이 단 하루였다는 점이다. 이 같은 초고속 허가에는 무엇보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렉키로나는 한국과 미국 등 전세계 13개국에서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증 환자 1,3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고위험군 환자군에서 중증환자 발생률이 위약군(가짜약) 대비 72% 줄어든 결과지를 받았다. 심각한 부작용 발생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렉키로나의 가격이 40만 원 수준(1회 주사제 투여치료)으로 알려지면서 가격 경쟁력을 기대해 볼만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그동안 코로나19 치료에 처방된 ‘렘데시비르’의 경우 가격은 약 236만 원(2,000 달러) 선이었다. 이번에 같이 승인된 로나프레베도 외신에 따르면 90만 원(566 파운드)대로 예상되고 있다. 머크, 화의자의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와 ‘팍스로비드’의 비용도 5일간 투여에 약 83~90만 원(700~750 달러)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렉키로나가 머크와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 약에 비해 복약 편의성 면에서는 불리하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보면 두 제품과 붙어도 시장성이 어느 정도 담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미국의 투자자문사 샌포드 번스타인은 2019년에 코로나19 경구제 시장 규모로 약 60억 달러(약 7조 원)를 예상한 바 있지만, 최근 2년간 코로나 확산 추세로 볼 때 이는 약 10조 원 이상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편, 셀트리온은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과 품목허가 신청 전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글로벌 증시 동향

지난주 글로벌 증시는 주초 인프라 지출 법안 통과 소식에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다우지수가 0.63%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제약바이오 업종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화이자의 코로나19 경구제 효과 소식이 악재로 작용해 나스닥 생명공학지수는 2.4% 내려 앉은 상태로 한 주를 마쳤다.

대형 제약주들 역시 대체로 내림세를 보였다.

머크는 지난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로 2.93% 오르며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었다. 앞서 머크는 ‘몰누피라비르’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보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한 때 전주 대비 10%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화이자(2.3%↑), 길리어드 사이언스(1.75%↑), 존슨앤존슨(0.97%↑) 등이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12일 실망스런 3분기 실적 결과를 공개하면서 주가가 6.55% 떨어졌다. 주간 단위로는 6.8% 하락한 결과다.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은 99억 달러로 전년보다 50% 증가했지만, 면역 사업부문 강화를 위한 알렉시온 인수(390억 달러)에 따른 비용 증가로 주당 1.1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도 바이오젠(2.96%↓), 일라이 릴리(2.02%↓), 노바티스(1.39%↓), 암젠(1.11%↓), 사노피(1.01%↓) 등도 하락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한편, 존슨앤존슨은 지난 12일 소비자 제품과 제약사업 부문으로 기업 분할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 회사의 향후 주가 추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해외 주요 외신에 따르면 존슨앤존슨은 밴드에이드 반창고, 진통제 타이레놀, 스킨케어 브랜드인 아비노와 뉴트로지나, 구강청결제인 리스테린 등을 소비자 제품 부문으로 분리하고 코로나19 백신 등 처방의약품 등을 제약 부문으로 나눠 기업을 분할한다는 계획이다. 분할된 회사는 향후 미국 증시에 다시 상장돼 거래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