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50개사 반봉 해부
50곳 평균 반봉 3400만 원…평균 이상 14곳, 미만 36곳
코로나19 수혜기업, 고액 연봉 상위권 대거 포진 '주목'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최근 우리나라 국민이 월평균 벌어들이는 소득 통계가 공개된 가운데 제약바이오기업의 연봉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제약 주권’이 강조되면서 헬스케어산업의 임금 수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22일 <메디코파마뉴스>가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50곳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올해 반기 보고서의 임직원 임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1년 6개월치(1월~6월) 1인 평균 급여액은 3,40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통계청은 지난 19일 ‘2021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을 발표했다. 통계 결과, 올해 상반기 임금근로자 2,064만7,000명 가운데 1,449만4,000명(70.2%)은 월평균 임금을 200만 원 이상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월급 200만 원 이상 근로자가 전체의 70%를 넘어선 것은 반기별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이들 가운데 월급이 200만~300만 원 미만인 경우가 687만5,000명(33.3%)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외에도 300만~400만 원 미만이 366만6,000명(17.8%), 400만 원 이상은 395만2,000명(19.1%)으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00만 원 이상 고임금 근로자 비중이 0.2% 오른 것.

그렇다면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의 평균 급여와 비교할 때,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임금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연봉은 회계상의 급여총액을 직원수로 나눠 계산한 것이다. 기본급, 상여금, 직무수당 및 자격수당 모두 포함됐으며, 기업에 따라 고연봉 임원들이 포함될 수 있어 일반직원들이 느끼는 체감 연봉과는 다를 수 있다.

본지 분석 결과, 국내 제약사 50곳의 6개월치 평균 임금은 3,4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평균 (3,400만 원)보다 높은 제약사는 14곳(28%), 평균 미만인 기업은 36곳(72%)으로 집계됐다.

 

▲ 자료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각사 반기보고서,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자료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각사 반기보고서,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코로나19로 ‘득 본’ 기업들 연봉 톱5에 포진

흥미로운 점은 고액 임금 상위권에 코로나19 수혜기업들이 대거 포진했다는 점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씨젠, 셀트리온헬스케어, SK바이오사이언스가 대표적인 곳들이다.

상반기 임금이 가장 높은 기업은 에스디바이오센서였다. 이 회사의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 5,700만 원이었다. 이마저도 연봉이 아닌 반년치 급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회사의 임금이 다른 제약바이오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실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50개 기업의 평균 급여보다 4배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 씨젠(6,000만 원), 셀트리온헬스케어(5,300만 원), SK바이오사이언스(3,900만 원) 순으로 임금이 높았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신종 감염병 수혜기업이라는 점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은 대표적인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로 현재 진단키트 시장을 이끌고 있으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관계사인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과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 곳으로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도 병행 중인 곳이다.

코로나19 수혜기업 외에 반년치 임금이 가장 높은 곳은 이연제약과 일동제약이었다. 이연제약의 1인 평균 급여액은 3,900만 원이었으며, 일동제약은 3,800만 원이었다.

이어 삼진제약(3,800만 원), 한독(3,800만 원), 하나제약(3,700만 원), 동화약품(3,700만 원), 종근당(3,600만 원), 동아에스티(3,600만 원) 일양약품(3,600만 원) 순으로 급여를 지급하고 있었다.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1,000만 원대 최저 연봉 기업도 2곳이나

반면, 임금이 가장 낮은 곳은 바이오니아와 차바이오텍이었다. 바이오니아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1,700만 원이었으며, 차바이오텍은 1,900만 원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이어 바디텍메드(2,100만 원), 셀루메드(2200만 원), 안국약품(2,400만 원), 알리코제약(2,400만 원) 순으로 임금이 낮았다.

급여가 낮은 기업들은 대체로 바이오사가 많았는데, 전통 제약사 중에서는 안국약품이 최저 임금을 기록했다.

진단키트 회사들의 급여 차이도 눈길을 끌었다. 진단키트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한 곳인 바이오니아의 직원들은 최저 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는 반면 같은 업종의 에스디바이오센서 임직원들은 최고 대우를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했다. 두 회사의 급여 차이는 10배에 육박했다.

셀트리온 3형제 중에서는 셀트리온의 급여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5,300만 원으로 월등히 높았으며, 셀트리온제약(3,100만 원), 셀트리온(2,900만 원) 순이었다.

특히,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직원 간 급여 격차는 두 배 가까이 됐다. 추후 3사 합병 시 기업 간 급여 차이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도 관전포인트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영업직과 연구직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상대적으로 타 직군에 비해 연봉이 높아 보이는 것”이라며 “실제 일반 사무직의 경우 여느 직군과 비슷한 규모로 급여가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기 보고서의 경우 고액 연봉을 받는 미등기 임원까지 포함해 평균을 냈기 때문에 실제 일반 직원이 받는 급여보다는 더 높게 책정되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를 감안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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