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달로체 급여권 진입 이어 셀트리온 유플라이마도 허가
美 FDA, 베링거인겔하임 실테조 교체처방 승인…국내 영향 주목
실테조, 다크호스 될까…국산약, 약가·처방트렌드 극복이 ‘관건’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연간 1,000억 원 규모의 휴미라 시장을 두고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간 경쟁이 본격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가 국내 시장 경쟁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시장이 열린 유럽에서는 이미 다수의 제품이 출시돼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다국적제약사의 제품이 국내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종양괴사인자(TNF)를 차단해 자가면역질환 전반에 사용되는 휴미라는 성인에 대한 적응증만 9개에 달한다. 이 약은 지난 2002년 미국에서 류마티스관절염을 첫 적응증으로 획득한 뒤, 축성 척추관절염, 크론병, 건선 등의 적응증을 잇따라 확보했다.

애브비는 2018년, 휴미라 단일 제품으로 199억 달러, 한화 약 23조4,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1,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최근 JAK 억제제나 인터루킨 차단제 등이 휴미라와 비교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여전히 이 약의 광범위한 적응증과 처방 데이터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휴미라의 특허다. 이 약은 유럽에서는 지난 2018년, 국내에서는 2019년 특허가 만료됐으며 글로벌 전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에서는 2023년 특허가 끝난다. 이후에는 바이오시밀러가 휴미라의 적응증을 모두 들고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지난 2018년 시장이 열린 유럽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현지판매 바이오젠)의 임랄디(국내명 아달로체)와 암젠의 암제비타, 산도스의 히리모즈, 밀란의 훌리오 등이 출시돼 있다. 올해 2월에는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도 유럽 승인을 획득했다.

애브비는 매출 방어를 위해 유럽에서 휴미라의 가격을 낮추고 있다. 유럽의 경우 연간 5조 원의 매출을 올릴 만큼 처방이 활발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가의약품입찰 제도를 운용하는 노르웨이에서는 2018년 휴미라의 가격을 80% 인하한 바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바이오시밀러의 영향이 제한적이다. 다만 본격적인 경쟁이 예고된 상황이다.

≫ 국산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 약가·처방 트렌드 극복이 ‘관건’일 듯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아달로체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많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이 약은 전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30~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아달로체는 임랄디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7년 유럽 허가를 획득하고 2018년부터 판매에 들어간 제품이다.

국내에서도 같은 해 허가를 획득했지만, 출시는 올해 상반기에나 이뤄졌다. 2019년까지는 우리나라에서 휴미라의 특허가 남아 있었고, 국민건강보험 급여는 올해 4월부터 적용되면서 출시가 미뤄졌다. 이 약은 현재 휴미라가 주로 처방되는 대형 종합병원 진입을 시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가격 경쟁력은 해외에 비해 부족한 모습이다. 아달로체 프리필드실린지 40mg/0.8mL의 보험상한가는 24만4,877원이다. 휴미라 프리필드실린지 40mg/0.8mL의 보험상한가인 28만8,091원의 85.0%에 달한다.

산정특례를 적용받은 자가면역질환 환자의 본인부담금이 10%임을 감안할 때 바이알 당 4,300원 차이다.

게다가 진료 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고농도의 제품도 없다. 2015년 애브비는 휴미라의 농도를 높여 부작용을 줄인 고농도 약을 내놨다.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휴미라의 처방 트렌드는 프리필드실린지 40mg/0.4mL의 고농도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아달로체는 대체처방도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새로 진단 받은 환자에게만 처방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마저도 저농도 제품인 데다 사실상 가격차가 나지 않아 실제 처방을 이끌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산 바이오시밀러는 또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획득한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다.

이 약은 고농도 제품으로 만들어진 바이오시밀러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 출시돼 있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대부분 저농도 제품으로 개발된 상태다. 셀트리온이 고농도 바이오시밀러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배경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미 보험 급여가 되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있는 만큼 셀트리온 측도 급여권 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플라이마 역시 시장 경쟁력을 깎아 먹을만한 요소가 존재한다. 셀트리온도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는 고가 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이 약도 앞서의 아달로체 약가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유플라이마 역시 새로 진단 받은 환자만을 대상으로 처방해야 한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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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서 ‘교체처방’ 옵션 장착한 실테조, 국내 시장 뛰어들까

글로벌 시장에서 휴미라 처방의 60% 이상이 이뤄지는 미국에서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베링거인겔하임의 바이오시밀러 실테조가 휴미라와의 상호 교체 처방 허가를 획득한 것.

교체 처방은 휴미라로 치료 중인 환자에게도 실테조로 치료제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새로 진단된 환자뿐 아니라 기존 환자들에게도 실테조를 처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교체 처방 허가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임상연구가 필요하다. 베링거인겔하임은 VOLTAIRE-X 연구를 통해 휴미라와 실테조를 여러차례 교체 처방하면서 결과를 얻어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두 치료제 간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번 승인을 통해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실테조는 2017년 FDA와 유럽의약청(EMA)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다만 경쟁이 치열한 유럽 시장에서는 이 약이 출시되지 않았다. 지난 2018년 애브비와 글로벌 특허소송을 벌이던 베링거인겔하임이 미국 시장만 집중하겠다며 출시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FDA의 교체처방 허가로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타 바이오시밀러 대비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면서 유럽은 물론 국내에서도 출시할 가능성이 있는 것.

실제로 실테조는 BI695501라는 이름으로 2015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고 한국인 대상 임상을 진행한 바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국내 허가신청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베링거인겔하임 측은 실테조의 한국 출시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도 “다만 한국인 임상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시장성에 확신이 들면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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