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질병청, “백신 부작용엔 타이레놀”…콕 집어 ‘밀어주기’
약국가 타이레놀 품절 반복…소비자, “편의점엔 있다” 분통
약사, 동일성분 약 유도하지만…“문제 해결 키는 제조사에”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타이레놀 품절 문제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정부와 약사 단체가 동일 성분의 약물 구매를 유도하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일단 공급부터 전제돼야 하는데 제조사가 뚜렷한 계획을 내놓고 있지 않아 타이레놀 물량 부족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3월 질병관리청이 백신 접종 후 고열이 발생하면 타이레놀을 복용하라고 권고하면서 시작된 이 약의 물량 품귀 현상이 8개월이 흐른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질병청이 뒤늦게 실책을 인정하고 관련 직능 단체인 대한약사회와 동일 성분 제제(아세트아미노펜) 알리기에 나섰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타이레놀 상품명이 깊게 각인되면서 지명구매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2차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 같은 현상은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접종을 마친 국민 가운데 상당수가 부작용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해열진통제를 구매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정부가 이달 중으로 누적 접종 완료율(15일 0시 기준 현재 62.5%) 70%를 넘기고, 다음달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터라 타이레놀의 품귀 상황은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로 인해 일선 약국가에서는 최근 부쩍 늘어난 내방객에게 타이레놀을 대체할 수 있는 동일 성분 제제를 일일이 안내하느라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것.

18일 서울지역 A 약국장은 “병원에서 접종을 받고 온 손님 대부분이 타이레놀을 달라고 한다”며 “정부와 약사회의 캠페인 때문인지 동일 성분 제품에 대한 거부감은 확실히 줄어들긴 했다. 자세히 설명을 해드리면 대략 70% 정도는 구매를 한다. 그러나 나머지는 여전히 다른 제품을 받아들이지 않고 나간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약국가에서는 동일 성분 약물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인 타이레놀 공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지역 B 약국장은 “정부가 지난 6월 일시적으로 타이레놀 500만 개 물량을 공급하고 마치 할 일을 다한 것처럼 어떤 행동도 취하고 있지 않아 답답하다”며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현장의 불만이 무엇인지 취합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이레놀 유통 구조에 대한 약국가의 불만도 높다. 약국은 물량을 들여다 놓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또 다른 구매처인 편의점에서는 이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약국가에 따르면 타이레놀 지명구매를 강력하게 원한 내방객이 인근 편의점에서 구매를 하고, 왜 편의점에는 있는데 약국에는 없냐며 항의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한다는 전언이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점이다. 문제 해결의 핵심키를 쥐고 있는 제조사 한국존슨앤드존슨이 현재 수요에 맞춰 공급량을 늘리려는 의지가 크게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존슨앤드존슨 관계자는 “국민 건강 일선에 있는 약국과 안전상비의약품을 다루는 편의점을 통해 타이레놀이 필요한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유통 정책 및 시장 경제에 따른 여러 현황과 소비자 수요, 위치, 도착 시점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재고 현황과 상황이 다를 수 있다. 현장의 실제 사례를 일괄적으로 대변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달라”고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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