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몰리는 접종 인파…해외 변이 바이러스, 국내 유입 ‘경고’
국가 간 여행안전권역 미체결에도 자가격리 면제 가능 국가 ‘多’
전문가들 “3~4월 접종자 돌파감염 우려…정부, 대응책 내놔야”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우리나라 국민 2명 중 1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자 굳게 닫혔던 하늘길도 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여행객의 급증으로 국내에 변이 바이러스가 유입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가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2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60%를 넘어섰다.

국민 2명 중 1명은 해외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의미다. 항공업계가 최근 해외 운항 노선을 늘리고, 여행업계가 해외여행객을 위한 상품을 내놓는 이유다.

실제로 마리아나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사이판 여행을 예약한 한국인은 4,000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판은 지난 7월 우리나라가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을 체결한 유일한 국가다.

무엇보다 개인 해외여행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한국과 트래블 버블을 체결하진 않았지만 백신 접종을 완료했을 경우 자가 격리를 면제하는 국가나 도시들이 늘어나면서 이들 나라를 중심으로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여행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행 일정과 정보를 공유하는 게시글이 다수 눈에 띈다.

스페인에서 워킹홀리데이 중인 김수지(가명) 씨는 “지난해 초 워킹홀리데이를 가려고 준비했으나 신종 감염병 사태가 터지면서 무기한 연기했지만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안 보였다”며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해 잔여 백신을 맞고 워킹홀리데이를 다시 추진했다. 스페인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자가 격리를 면제해준다는 이점이 있어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태국 푸켓 여행을 준비 중인 김성찬 씨(가명)는 “당초 방콕 여행을 준비하며 지난 6월 얀센 백신까지 찾아 맞았지만 국내 및 현지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여행이 연기됐다”며 “그러던 중 푸켓은 자가격리가 면제된다는 소식에 방콕 대신 푸켓으로 여행을 준비 중이다. 이미 10월 중순 출발하는 항공권과 숙박 예약을 완료하고 환전까지 마친 상태다. 현지 방역 상황에 맞춰 조심히 움직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접종 완료자의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해외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가능성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행객들에게 현지 상황을 사전 조사할 것을 당부하면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지난 3~4월 접종받은 완료자들의 경우 시간의 경과와 함께 돌파감염 우려도 높아지는 만큼 정부가 현실적인 대응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13일 <메디코파마뉴스>와의 통화에서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남아공아프리카의 베타나 남미의 감마, 람다, 뮤 변이 등 다양한 변이가 존재하며 각국에서 유행 중”이라면서 “현재 우리가 접종한 백신은 남아공의 베타 변이에 대해 현저히 효과가 떨어져 감염될 우려가 크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더욱이 지난 3~4월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서 예방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며 “이들이 해외여행을 갈 경우 현지에서 돌파감염 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해외 변이 국내 유입 뿐만 아니라 현지 체류 중 돌파감염으로 인해 병원 신세를 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행객들은 여행 전 현지 방역 상황과 유행하는 변이를 사전에 조사하고 가야 한다”며 “정부도 해외여행객으로 인한 변이 바이러스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는 현행 시스템으로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최근 <메디코파마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해외입국자를 대상으로 입국 전과 입국 후 1일차, 6~7일차 또는 격리 해제 전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총 3회 시행하고 있다”며 “입국 전 PCR 검사의 경우 미소지시 비행기 탑승이 불가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변이 발생 현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해 방역 상황이 좋지 않은 국가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하더라도 격리 면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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