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우대 정책 ‘등에 업고’ 시장 점유율 가파른 상승
초고령화 가속화, 시장 규모 급팽창 전망…블루오션 '주목'
日 깃발 꽂은 국산 시밀러, 이머징마켓 진출에도 ‘긍정적’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K-바이오시밀러가 일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건강보험재정 악화를 막기 위한 일본 정부의 바이오시밀러 우대 정책을 발판 삼아 적극적으로 초기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일본 전체 인구에서 고령자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만큼 토종 바이오시밀러의 선전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지난달 일본 총무성이 경로의 날(9.20)을 맞아 발표한 인구 통계에 따르면 일본 내 65세 이상 인구는 3,640만 명으로 전체 인구에서 29.1%를 차지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이자 전 세계 최대 수준이다. 일본 국립 사회 보장·인구 문제 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고령자 비중은 2025년 30%, 2040년 35.3%로 갈수록 그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초고령사회가 가속화되자 일본 정부는 의료비 절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장려 정책이 탄생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 6월에는 일본 정부가 ‘경제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 2021(호네부토 방침)’에 바이오시밀러 사용 촉진 방안을 포함시키면서 기존 우대 정책을 강화하려는 의지도 재확인시켰다.

이에 따라 일본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든 국내 업체에 대한 관심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일단 국내 기업들이 현재까지 받아든 성적표는 양호하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셀트리온헬스케어다.

국산 바이오시밀러 처음으로 지난 2014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오리지널 레미케이드, 성분명 인플릭시맙)는 올해 6월 기준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출시 4년 차인 항암제 ‘허쥬마’(오리지널 허셉틴, 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의 경우 이미 시장의 절반 이상(51%)을 독식한 상태다.

2018년 출시된 LG화학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유셉트’(오리지널 엔브렐, 성분명 에타너셉트) 역시 일본 시장에서 재미를 보고 있다. 이 약은 출시 직후 빠르게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세계 2위 규모(약 4,000억 원)인 일본 에타너셉트 시장에서 리딩 품목(점유율 약 30%)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지난 2019년 빈혈 치료제 네스프(다베포에틴알파)의 바이오시밀러로 나란히 출사표를 던진 동아에스티(다베포에틴 알파 BS주)와 종근당(네스벨프리필드시린지주)도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악재에도 영향력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아직 절대적인 매출액이 크지는 않지만 일본 내 네스프의 매출이 약 5,000억 원에 달하는 데다 이 두 업체 모두 입지가 탄탄한 현지 파트너사(동아에스티-삼화학연구소, 종근당-마일란)와 손을 잡고 있어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이에 따라 해외 시장 진출 1순위 국가로 일본을 선택하는 사례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경쟁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갈수록 수익성을 담보하기 쉽지 않은 미국, 유럽 시장보다는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임상 비용과 경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일본은 투자 대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외한 LG화학, 동아에스티, 종근당 등이 일본을 첫 해외 진출 국가로 삼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또 다른 국산 바이오시밀러도 있다. 현재 LG화학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아달리무맙 BS MA’(오리지널 휴미라, 성분명 아달리무맙)를 비롯해 HK이노엔의 빈혈 치료제 ‘IN-40001’(오리지널 네스프, 성분명 다베포에틴알파), 셀트리온의 항암제 ‘트룩시마’(오리지널 리툭산, 성분명 리툭시맙) 등이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인구에서 고령층 비중이 급속하게 높아지고 있는 일본 정부가 의료비 절감을 위해 바이오시밀러 우대 정책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며 “국내 제약사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일본형 포괄수가제(DPC) 제도권 안에 들어가게 되면 현지 의료기관의 처방이 빠르게 증가해 시장 점유율 확보도 수월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시장의 경우 미국, 유럽 대비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데다 향후 시장 규모도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업체에게는 매력적인 곳이다”라며 “일본 규제 기관의 품목허가는 향후 이머징 마켓의 진출에도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투자 대비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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