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증 이환률, 부스터샷·경구제 확보 재택치료 마련 등
싱가포르, 접종 완료율 82%에도 1일 확진자 1400명 발생
전문가들, “해외 사례 반면교사…단계적 일상 회복해야”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행 시점을 두고 정부의 고심이 깊어 보이는 모양새다. 장기간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서민 경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고삐를 풀면 자칫 상황을 지금보다 더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전환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률 70% 달성 외에도 코로나19 환자 위중증 이환률 및 치명률, 경구용 치료제 확보 및 부스터샷 도입, 신규 확진자수 규모, 재택치료 시스템 마련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10월 말 정도 되면 백신 접종완료율이 7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때가 되면 우리도 ‘위드 코로나’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이기일 제1통제관은 지난 24일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위드 코로나’나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에 대해 실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의견이 정리되면 토론회나 공청회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전환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

전문가들은 위중증 환자의 비율과 치명률(사망률)을 각각 1% 미만, 0.1% 이하로 낮추면 위드 코로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정기석 교수는 27일 <메디코파마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7~8월 위중증 환자 비율은 2%로 코로나19 확진자 100명 중 2명이 중환자실에 입원한다. 치명률의 경우 신종플루는 0.03%, 독감은 0.1%인데 반해 코로나19 치명률은 0.3% 수준”이라며 “이 같은 위험성을 가진 바이러스와 같이 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 이하로 발생하며 위중증 이환률과 치명률이 각각 1% 미만, 0.1% 이하로 유지됐을 때 위드 코로나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부스터샷(3차 접종) 도입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스라엘은 지난 7월부터 화이자 백신 부스터샷을 시작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12세 이상 전 국민을 상대로 부스터샷을 투여 중이다.

미국도 지난 24일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을 개시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3일(현지시간) 노년층과 취약계층에 대한 부스터샷 접종을 승인했으며, 미국식품의약국(FDA)이 24일 접종을 허가한 것이다.

현재 시판 중인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은 중증 코로나19 증상과 입원, 사망에 대해 강력한 예방 효과를 갖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방률은 떨어진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부스터샷 도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메디코파마뉴스>와의 통화에서 “백신 접종률 70%를 달성했더라도 이미 상당수는 항체가 없을 수 있다. 접종이 장기간 이뤄지면서 2~3월에 맞은 사람들은 이미 항체가 없거나 예방률이 크게 감소했을 것”이라며 “중증환자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2~3월에 접종 받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경구 치료제와 재택치료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의 김우주 교수는 “위드 코로나 전환의 전제조건은 중증 환자는 관리가, 경증 환자는 치료가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신종플루 사태 당시 개발된 타미플루처럼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가 있어야 재택치료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택치료시에도 의료진의 모니터링에 따라 치료가 가능하고 악화될 경우 즉시 이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또 가족 및 지역사회에서의 감염 전파 차단, 간병 등의 문제도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면서 “이는 현재 생활치료센터에서 이뤄지는 행위인데 그것이 집에서도 가능해야 일상으로의 회복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정부가 위드 코로나로 정책을 바꾸더라도 전면 방역 완화는 안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김우주 교수는 “위드 코로나로 섣불리 정책을 전환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도 있다”며 “백신 접종 완료 비율이 높으면서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미국, 이스라엘, 싱가포르에서 여전히 1일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해외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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