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구 결과 올해 초 나온 것으로…수혜주 지목도 ‘엉터리’
동화·대원·유나이티드·삼천당 이목 집중…주가는 ‘롤러코스터’
전형적 뇌동매매 쓴소리…"이성적 판단에 입각해 투자해야"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부데소니드 관련주가 어제 하루종일 요동쳤다. 해당 성분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는 내용의 일부 언론 보도가 주가 급등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이번에 뉴스에 인용된 연구 결과는 이미 올해 초 전해진 소식이었다. 새로울 게 없는 재탕 뉴스에 투자자들이 제대로 휘둘린 셈이다. 근거에 입각한 투자보다는 뇌동매매가 제약바이오 섹터 전반을 좌지우지하고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는 쓴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동화약품, 대원제약, 유나이티드제약, 삼천당제약 등이 지난 23일 부데소니드 관련주로 묶이며 급등락을 오가는 모습을 연출했다.

실제로 이날 동화약품의 주가는 장 중 한 때 23.6%(1만5,050원→1만8,600원)까지 치솟았고, 대원제약도 1만7,850원에서 2만100원으로 가파른 급등세(12.6%)를 보여줬다. 유나이티드제약과 삼천당제약도 각각 3.7%(5만4,500원→5만6,500원), 2.7%(5만1,700원→5만3,100원)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가 장 막판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동화약품(1만7,800원/18.3%↑)을 제외하고, 대원제약(1만8,450원/3.36%↑), 유나이티드제약(5만4,900원/0.73%↑), 삼천당제약(5만1,600원/0.19%↓) 등은 상승분을 대폭 반납하거나 오히려 하락 마감했다.

이처럼 이들 기업의 주가가 하루종일 롤러코스터를 탄 데는 일부 언론 보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Oxford University) 연구진이 진행한 부데소니드 임상 결과를 인용하면서 이 성분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거나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를 수혜주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도된 연구 결과는 이미 지난 2월 발표된 내용으로 새로울 게 없는 재탕 뉴스였다. 투자자들의 혼란을 야기하는 전형적인 낚시 기사였던 셈이다.

더군다나 대장주 역할을 했던 동화약품은 부데소니드와 큰 접점이 없다. 장 중 코로나19 치료제(DW2008S)와의 연관성이 부각됐는데 이는 틀린 정보다. DW2008S는 한약재인 작상(쥐꼬리망초)을 주성분으로 하는 천연물 신약으로 부데소니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대원제약과 삼천당제약은 부데소니드 관련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을뿐 해당 성분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도 않다. 현재 국내에서 부데소니드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유나이티드제약(UI030)이 유일하다.

이날 의도하지 않게 시장의 이목을 끈 업체들은 당혹스러운 모습이 역력하다. 이 같은 주가 급등락은 회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공식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답변이 없는데도 문의가 폭증한다는 것.

A 제약사 관계자는 “임상 관련 공시나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도 아닌데 이번처럼 주가가 한 번 요동치면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가 많이 온다”며 “특히 주가가 급락하면 손실을 본 일부 투자자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치는데 회사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정말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확산하는 다양한 투자 정보를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현재 분위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테마주가 최근 순환 장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성적 판단에 근거한 투자보다는 뇌동매매가 활개를 치고 있어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한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관련 기업의 주가가 상당한 조정을 받기는 했지만 여전히 시장 기대감이 상당하다”며 “때문에 호재성 소식으로 인식되면 반등의 힘도 그만큼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문제는 개발사의 공식적인 발표가 아니라 해외 연구 결과 등의 외부 소식의 경우 상승 동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라며 “사실관계나 근거가 불분명한 정보로 확인되면 주가가 바로 제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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