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주요 진단키트기업 11곳 주가수익비율 해부
진단키트사 2곳 중 1곳은 실적 대비 기업가치 ‘저평가’
SD바이오·엑세스바이오, ‘몸집 커졌는데 주가는 아래로’
인트론바이오·진매트릭스, 순이익 감소에도 주가 ‘고평가’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신종 감염병 사태의 최대 수혜 사업 분야로 꼽히는 진단키트 업계. 하지만 여기에 속한 기업 2곳 중 1곳은 주식시장에서 저평가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메디코파마뉴스>는 2021년 상반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123곳 중 코로나19 진단키트 수혜주로 꼽힌 기업 11곳의 공시자료를 분석하고,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rice earning ratio, 이하 PER)을 해부했다.

본지 분석 결과, 이들 11곳의 진단키트 업체들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순이익도 11곳 중 8곳이 흑자전환 했거나 이익이 늘어났다.

≫ 코로나가 ‘쏘아올린’ 틈새시장…몸집 불어난 진단키트사

구체적으로 보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1조 9595억 원, 당기순이익 7,177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2,193억 원)의 9배, 당기순이익(756억)도 약 10배 늘어난 수치다.

국내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오기 보름 전인 지난해 1월 5일 진단키트 개발에 들어간 SD바이오센서는 작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진단키트 제품에 대한 허가를 따냈다. 그 해 9월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승인도 받으면서 국내외 시장을 선점, 이 같은 실적을 만들어냈다.

엑세스바이오도 전년 동기 대비 1080.96%의 매출 성장률을 이뤄내며 적자의 늪에서 탈출했다.

1억 달러에도 못미치던 이 회사의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2억 달러로 늘어났다. 적자였던 순이익도 1억 달러에 육박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엑세스바이오는 지난해 4분기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 사용 승인을 받은 이후 매출이 급증했다.

휴마시스와 바디텍메드, 씨젠도 매출과 순이익 모두 크게 증가했다.

휴마시스는 자가검사키트로, 올해 상반기 56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139.57% 성장했다. 순이익도 196억 원으로 같은기간 155.65% 늘어났다.

바디텍메드도 올해 상반기 770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전년 대비 64.56% 늘어난 수치다. 이 회사 역시 번만큼 이익도 늘어났는데, 순이익이 260억 원으로 78.25% 증가했다.

진단키트 대장주로 손꼽히는 씨젠도 판매고가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올 상반기 이 회사의 매출이 3,566억 원에서 6,555억 원으로 83.81% 늘어난 것이다. 순이익도 2,809억 원으로 69.95% 증가했다.

 

▲ 자료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한국거래소,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자료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한국거래소,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날아간 기회…팬데믹 찬스 ‘못잡은’ 곳도

11곳의 진단키트 업체 모두 재미를 본 것만은 아니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2년 가까이 지속되고서도 진매트릭스와 인트론바이오, 피씨엘은 올 상반기 낙제점을 받은 것.

이 기간 진매트릭스는 55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1.25% 감소한 수치다. 매출이 줄어들면서 순이익도 57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46.70% 쪼그라 들었다.

인트론바이오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반토막 났다. 지난해 상반기 266억 원이었던 이 회사의 매출은 같은 기간 135억 원으로 줄어 들었다. 이에 따라 순이익도 90억 원에서 49억 원으로 급감했다.

피씨엘은 매출은 늘었으나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적자전환 했다. 이 회사의 상반기 매출은 2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2%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80억 원에서 –357억 원으로 ‘적자 늪’에 빠졌다.

≫ “주가, 실적과 비례하지 않아…PER, 투자 체크 포인트”

그렇다면 진단키트 기업의 주가에는 이 같은 실적이 반영됐을까.

<메디코파마뉴스>는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9월 2일 종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rice earning ratio, 이하 PER)을 분석했다.

그 결과, 11곳 중 6곳은 주식시장에서 저평가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키트 기업 2곳 중 1곳은 주가가 낮게 평가되고 있었던 셈이다.

PER은 현재의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주가가 주당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투자 판단의 중요 지표 중 하나다.

예를 들어 A사의 주가가 1만 원, 1주당 순이익이 1,000원이면 PER은 10(배)이다. 주당순이익이란 기업에서 발생한 당기순이익을 총발행 주식수로 나눈 것으로 1주가 1년 동안 벌어들인 수익력을 나타낸다.

때문에 PER이 높으면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게 평가됐다는 것이며, 반대로 PER이 낮으면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게 매겨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11개 기업의 평균 PER은 44.4배였다. 기업 가치가 가장 저평가 받고 있는 회사는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엑세스바이오 두 곳이었다.

에스디바오이센서의 9월 2일 종가는 4만6,850원이다. 이를 올해 상반기 주당순이익 7,688원으로 나누면 PER은 6.1배였다.

엑세스바이오도 종가는 1만7,300원, 주당순이익은 2,839원으로 PER이 6.1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랩지노믹스와 씨젠도 각각 9.8배, 12배였으며, 바디텍과 휴마시스도 18.3배, 27배 6배로 이들 기업 모두 평균치를 밑돌았다.

반면, 인트론바이오와 진매트릭스는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서 고평가 받고 있었다.

인트론바이오의 9월 2일 종가는 2만 2,750원이었다. 이를 상반기 주당순이익 146원으로 나눈 결과, PER은 155.8배였다. 평균 대비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진트매릭스도 PER이 78.8배로 평균 보다 높았으며, 바이오니아도 73.9배로 고평가되고 있었다.

이처럼 일부 진단키트 업체들의 상반기 실적 대비 주가가 고평가되면서 투자자들에게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한 관계자는 “지난해 대부분의 진단키트 업체가 수출 증가로 인해 실적이 큰 폭으로 상향됐다”면서도 “다만 올해 들어 업체별로 실적 격차가 발생하면서 옥석고르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만약 실적과 주가의 흐름이 다르다면 같은 진단키트 업체라도 PER 지표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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