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폐암학회·유럽종양학회·유럽당뇨학회 등 줄줄이 대기
역대 최대 규모 재난지원금·신용융자 증가…상승 가능성↑
9·10월 증시 ‘경계론’도…차익 실현 매물 따른 조정 ‘주의’

이번 주 제약바이오 업종은 상승 가능성에 무게추가 실리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8월 고용지표 부진에 따라 테이퍼링 실시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이 후반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달 열리는 유럽종양학회 등 굵직한 글로벌 학회도 구원 등판하면서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역대 최대 규모인 36조 원의 5차 재난지원금도 유동성 장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대출 규제 효과로 급감한 신용융자 잔고도 지난 2일 기준 다시 25조 원대로 올라오면서 증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점도 상승장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통상 미국과 국내 증시가 연중 9월과 10월 부진했던 데다 현재 높은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차익 실현 매물에 따른 조정 양상이 나올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美 다우지수는 9월과 10월 각각 2.28%, 4.61% 하락했고 나스닥 생명공학지수 역시 같은 기간 0.13%, 3.73% 떨어졌다. 국내 의약품지수는 낙폭이 더 심해 9월 10.68%, 10월 3.92% 폭락한 바 있다.

특히 美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일정상 10월에는 없기 때문에 9월 회의에서 예상치 못하게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 일정이 발표될 경우 증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불안요소로 꼽히고 있다.

개별주로 보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관련 테마주 위주의 순환 상승 가능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백신 수급 부족에 따른 위탁(CMO) 및 수탁개발(CDMO) 업체들의 수혜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신약 개발 관련 기업들의 상승세 역시 점쳐진다. 9월에만 세계폐암학회(IASLC, 10일~13일), 유럽종양학회(ESMO, 16일~21일), 유럽당뇨학회(EASD, 27일~10월1일)가 줄줄이 열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관련 기업에는 유한양행, 오스코텍, 에이치엘비, 한미약품,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이수앱지스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이번 주 주목할 증시 이벤트는 오는 9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10일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표 보고서 등이다.

≫ 주간 증시 리뷰

지난주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2.14% 오르면서 반등 장이 지속됐다. 코스닥도 2.96% 올라 상승장으로 마감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주도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탔다.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2.32% 올랐고 제약지수는 4.81% 급등해 상승세가 이어졌다.

종목별로 보면 재료를 바탕으로 한 개별주의 단기적 상승세가 뚜렷했다.

엔케이맥스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불응성 고형암 NK세포 치료제의 임상 중간 결과를 공개하면서 주간 61.2% 폭등했다. 이 회사는 폐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 1·2a상 결과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케이맥스 측에 따르면 기존 약물로 치료가 불가능한 육종암 말기 환자 13명에게 이 회사가 개발한 'SNK01'과 머크·화이자의 면역항암제 '바벤시오'를 병용 투여한 결과 8명에게서 치료효과가 있었고 이 중 한 명은 암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 판정을 받았다.

한국비엔씨는 대만 골든바이오텍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안트로퀴노놀’이 미국에서 임상 2상 대상자를 확대한다는 소식에 60.58% 오르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한국비엔씨는 안트로퀴노놀의 한국,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 대한 제조 판매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파마는 약리학 전문 국제학술지 '첨단 약리학’ 최신호에 ‘페노피브레이트’가 코로나19 감염 억제 효과가 있다는 논문을 게재하면서 20.49% 올랐다. 현재 한국파마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페노피브레이트의 활성형인 페노피브릭산에 콜린염을 추가한 '페노코린'을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GBP510)을 임상3상 피험자에 투약한다는 소식과 한국거래소 K-뉴딜지수 편입 영향으로 15.72% 올라 마감했다.

수급과 관련해서는 개인의 매도가 이어진 한 주였다. 지난주 개인과 기관은 거래소에서 각각 6,800억 원, 1조4,800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반면, 외국인은 2조1,000억 원을 순매수 했다. 코스피 의약품 업종에서도 개인이 3,000억 원을 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3,080억 원을 매수했다.

≫ 이번주 주목 기업

9월, 굵직한 글로벌 학회가 예고돼 있다. 유력 항암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인 유한양행에 주목할 만하다.

이 회사는 오는 16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 16~21일)에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내성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와 얀센의 항암신약 ‘아미반타맙’을 병용 투여한 임상 1·2상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연구 결과에 따라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신약 지정을 받고 내년 품목승인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한양행의 실적 증가세도 주목할 만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2분기 357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후 턴어라운드에 성공, 매 분기마다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올해도 이 추세는 이어졌다. 2분기 매출은 4,333억 원으로 전년보다 4.3% 성장했다. 이 기간 전문의약품(ETC) 부문에서 2,605억 원(전년比 7.8%↑), 일반의약품(OTC) 397억 원(15.2%↑), 해외수출 366억 원(24.1%↑), 생활건강 506억 원(9.4%↑)을 달성하면서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유한양행은 과거 사례로 볼 때 상반기보다 하반기 매출이 더 큰 편이다. 이 회사의 상반기 매출이 8,124억 원이었던 만큼 하반기에 9,000억 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매출은 9.9% 성장한 1조7,800억 원, 영업이익은 9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분석됐다.

이 회사의 항암신약 렉라자의 매출도 관전 포인트다. 최근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승인 받은 렉라자는 하반기 100억 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얀센과 최대 12억 달러(약 1조3,300억원) 규모의 레이저티닙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3월 3,500만 달러, 11월에는 6,500만 달러의 마일스톤을 수령하면서 누적금액 1억 달러, 우리 돈 약 1,100억 원을 확보했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을 통틀어 마일스톤으로만 최대 수익을 올린 첫 사례다. 레이저티닙의 최종 상업화 성공 시 유입되는 잔여 마일스톤은 11억 달러(약 1조2,200억원) 규모다.

≫ 글로벌 증시 동향

지난주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종은 부진한 8월 고용지표에 따라 오는 21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발표가 어려울 것이란는 전망에 뉴욕 증시가 0.24% 하락한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앞서 美 연방준비제도는 강한 고용지표 상태를 유지한다면 연내에 테이퍼링에 나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유동성 장세와 밀접한 기술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

실제로 나스닥 생명공학지수는 2.3%, 아멕스 생명공학지수도 1% 상승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바이오주가 오름세를 탔다. 반면 글로벌 대형 제약주는 전반적으로 뉴욕증시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에 대한 FDA의 발표도 악재로 작용했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를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들도 지난주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국식품의약국이 야누스 인산화효소(JAK) 억제제에 대해 심장 위험 경고문을 추가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타격을 받은 것. 대표적으로 애브비의 ‘린버크’, 화이자의 ‘젤잔즈’,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가 경고문을 추가하거나 수정할 것을 요구받았다.

이에 따라 애브비는 지난 1일 장중 12.2%까지 급락했다가 주간 -6.66%로 장을 마감했다. 이 외에도 바이오젠(2.79%↓), BMS(1.49%↓), 노바티스(0.67%↓), 로슈(0.56%↓), 일라이릴리(0.08%↓)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GSK(1.94%↑), 암젠(1.61%↑), 머크(1.26%) 등은 강보합세를 지켜내면서 한 주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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