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위탁생산 컨소시엄 업체 주가 이달 상승세 뚜렷
본생산 돌입 행보 구체화…WHO·EMA 승인 이슈도 ‘한 몫’
높은 예방효과 및 유통 용이성…저개발국 수요 확대 전망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한동안 잠잠했던 러시아 백신 관련주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업체들의 본생산 준비가 최근 가시화 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다시 집중시켰다는 분석이다. 이들 업체들이 지금까지 수주한 물량이 적지 않은 데다 WHO와 유럽 긴급사용승인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만큼 올 하반기에도 시장의 관심권에서 계속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휴메딕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보란파마)과 한국코러스 컨소시엄(바이넥스, 보령바이오파마, 이수앱지스, 종근당바이오, 큐라티스, 제테마)의 소속 업체들의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러시아국부펀드(RDIF)와 컨소시엄 간 스킨십이 잦아지면서 본생산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투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코러스 컨소시엄은 이달 중으로 러시아 보건당국으로부터 한국 제조소에 대한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받아 스푸트니크 상업화 물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 역시 조만간 시험생산을 거쳐 이르면 10월 본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 머물고 있는 RDIF 기술진은 현재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 내에서 원액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에 기술이전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 컨소시엄의 행보가 빨라지자 지지부진했던 주가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달 6만6,900원으로 마감된 휴온스글로벌의 주가는 이달 2거래일 간 8.4% 상승하며 7만원(7만2,500원) 고지를 회복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3만 1,900원에서 3만7,400원으로 17.2% 급등했다. 휴메딕스 역시 3만3,550원에서 3만6,950원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10.1%)을 기록했다.

한국코러스 컨소시엄에 소속된 업체들도 재미를 보고 있다. 제테마가 최근 2거래일 간 6.3% 상승했으며 이수앱지스(4.1%↑), 종근당바이오(2.5%↑), 바이넥스(1.0%↑) 등도 같은 기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줬다. 다만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에 비해 상승 폭은 낮은 편이다.

이처럼 스푸트니크 위탁생산 업체들의 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데에는 상업화 물량 생산 설비 구축 소식 외에도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식품의약청(EMA)의 긴급사용승인 이슈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RDIF 최고경영자(CEO)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최근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푸트니크V 백신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임상 자료는 충분하다”면서 “9~10월 중으로 WHO와 EMA 긴급사용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올해 안에 스푸트니크가 전 세계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특히, 현재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mRNA(화이자, 모더나) 백신의 경우 유통 과정에서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의 한계가 따르는 만큼 스푸트니크가 WHO와 EMA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하면 저개발 국가의 수요가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mRNA 백신의 경우 선진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저개발국은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푸트니크의 경우 보관·유통이 용이해 WHO와 EMA에서 인정을 받을 경우 글로벌 수요가 폭증할 가능성이 높다”며 “긴급사용승인 여부는 향후 국내 위탁생산 컨소시엄 업체의 수혜 규모를 가늠하는 핵심 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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