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국내 제약바이오 2021년 2분기 실적 해부(下)
경남·진양·대화·명문 ‘웃고’ 삼성·일성·유니온·조아 ‘울고’
10곳 중 4곳 외형 축소, 8곳은 적자…탈출구 마련 ‘시급’
믿었던 진단키트마저…기업 간 ‘실적 격차’ 더 벌어질 듯

국내 중소제약바이오사들이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타를 맞았다. 한 때 잘 나가던 진단키트 업체마저도 하반기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실적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2분기 매출 규모 400억 원 미만의 제약바이오기업 75곳 가운데 31곳은 외형이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도 61곳(81%)이 적자를 냈거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5곳 중 4곳은 수익성 부진을 겪은 셈이다.

<메디코파마뉴스>는 2021년 각사 2분기 공시자료를 근거로 매출 400억 원 미만의 국내 제약기업 75곳의 실적을 심층분석 했다.

≫ 수익성 부진 시달리는 중견제약사…팬데믹 탈출구 마련 ‘시급’

2분기 매출 100억 원 이상 400억 원 미만의 중소제약사 45곳 가운데 14곳은 매출이 역성장했다. 영업이익 역시 31곳이 부진했다.

특히 그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해오던 중견제약사 상당수가 영업이익이 급감하거나 적자 전환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장기화되면서 항생제와 감기약, 진해거담제 등 호흡기 약물의 내수 판매고가 급격히 추락했기 때문이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제약(영업이익 –28억원), 진원생명과학(-62억원), 메디포스트(-6억원), 일성신약(-7억원), 한국유니온제약(-16억원), 아이큐어(-54억 원) 등이 작년에 이어 영업적자가 지속됐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 흑자를 냈던 팜젠사이언스(-53억원), 종근당바이오(-13억원), 동성제약(-3억원), 바이넥스(-2억원), 조아제약(-26억원), 서울제약(-10억원) 등이 올해 영업에서 적자가 발생했다.

이 외에도 삼일제약(영업이익 2억원, 92%↓), 현대약품(5억원, 87%↓), 이연제약(2억원, 84%↓), JW신약(1억원, 84%↓), 국제약품(2억원, 82%↓), 셀루메드(1억원, 81%↓), 유유제약(5억 원,72%↓), 에스텍파마(12억원, 61%↓), 동구바이오제약(16억원, 58%↓), 고려제약(13억원, 53%↓), 화일약품(9억원, 53%↓), 중앙백신(10억원, 50%↓) 등은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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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특수 ‘희비 교차’…일부 기업, 수출 증가로 실적 개선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영 악화 속에서도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 모두 챙긴 곳도 있었다.

메타바이오메드(영업이익 21억원 182%↑), 경남제약(15억원, 150%↑), GC녹십자셀(7억원, 121%↑), 진양제약(15억원, 103%↑), 엘앤씨바이오(37억원, 88%↑), 대화제약(15억원, 48%↑), CMG제약(6억원, 24%↑), 케어젠(81억원, 11%↑), 휴메딕스(37억원, 10%↑) 등은 영업이익이 증가한 대표적인 기업들이었다.

2분기 들어 흑자전환 한 곳도 나왔다. 명문제약(영업이익 11억원), 쎌바이오텍(5억원)이 영업에서 수익을 낸 곳들이었다.

기업별로 보면, 메타바이오메드는 2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전년대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덴탈(치과) 관련 제품들의 수출액 증가가 실적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이 회사는 덴탈사업 부문에서 2분기 100억 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지난해(45억 원)보다 2배 이상의 실적을 냈다.

녹십자셀은 2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인 12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7억 원을 기록하면서 안정권에 진입한 분위기다. 이 회사의 성장세는 주력제품인 ‘이뮨셀엘씨주’의 분기 매출이 이전 기록을 넘어섰고, 위탁개발생산(CDMO)사업 부문이 지속 성장한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엘앤씨바이오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한 107억 원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인체조직 이식재 수요가 늘었고 자회사(GMRC·글로벌의학연구센터)의 성장이 실적 개선을 이끌며 3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케어젠은 152억 원의 매출과 81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성장세를 유지했다. 자체 개발한 펩타이드와 서방형 방출 제형 기술시스템을 도입을 통해 해외수출공략(수출비중 94%)에 성공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전통 제약사 중에는 경남제약, 진양제약, 대화제약, 명문제약이 합격점을 받았다. 다만, 이들 기업 대부분은 영업이익이 10억 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라 3분기 실적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지난 2019년 주인이 바뀐 경남제약은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2분기에만 227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몸집이 40% 불어났으며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394억 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 치웠다. 여기에는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인 ‘레모나’와 ‘자하생력’ 등의 매출 성장과 원가 개선을 통한 매출이익 증가가 실적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진양제약은 2분기에 순환기계 전문의약품의 판매고가 증가하면서 164억 원의 매출을 기록, 외형이 30% 성장했다. 이 회사의 순환기계 대표 품목인 항혈전제 ‘크리빅스’가 유비스트 기준 18% 성장한 15억 원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전체 순환기계 처방약이 2분기에 전년대비 10% 이상 늘어난 5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대화제약은 12% 성장한 29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5억 원으로 전년보다 5억 원 늘어났다. 이 회사의 실적 개선의 밑거름은 히알루론산 필러 ‘아말리안’이었다. 이 약은 상반기에만 18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전년대비 60% 성장했다.

명문제약은 2분기 11억 원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이 회사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재무구조 개혁에 돌입한 명문제약은 지난해 CSO(판매대행)로 영업 체제를 전환하고 인건비와 판관비 축소에 들어갔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만 판관비를 전년대비 26% 줄이면서 104억 원을 아껴 1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 매출 100억 미만 바이오기업 대부분 적자…‘부익부 빈익빈’ 심화

매출 100억 원 미만에 속한 30개 기업은 2분기에 대부분 적자를 냈다. 가까스로 흑자를 낸 곳은 대성미생물(3억원), 인트론바이오(26억원)로 단 2곳에 불과했다. 이 두 곳마저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72%, 77% 쪼그라들면서 수익성 악화를 면치는 못했다.

전년에 이어 영업 적자를 기록한 곳은 코미팜(영업이익 –7억원), 프로스테믹스(-4억원), 코아스템(-26억원), 이수앱지스(-8억원), 제노포커스(-14억원), 펩트론(-17억원), 나이벡(-10억원), 옵티팜(-14억원), 에이티젠(-122억원), 바이오솔루션(-3억원), 퓨쳐켐(-28억원), 강스템바이오텍(-50억원), 에이비엘바이오(-116억원), 제넥신(-103억원), 앱클론(-45억원), 티앤알바이오팹(-29억원), 헬릭스미스(-106억원), 아스타(-8억원), 에스씨엠생명과학(-16억원), 신라젠(-44억원) 등이었다.

적자로 전환한 곳도 늘었다. 피씨엘, 우진비앤지, KPX생명과학, 제일바이오, 애니젠, 테고사이언스, 오스코텍 등이 적자전환한 곳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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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나가던 진단키트…2분기 기업 간 ‘실적 격차’ 벌어져

진단키트 업체 역시 올 2분기 들어 실적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대형사보다는 중소사에서 실적 부진 현상이 뚜렷했다.

대표적으로 피씨엘은 지난해보다 매출이 반 토막(2분기 매출 98억원, 전년比 53%↓) 나면서 73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내고 적자로 돌아섰다. 수젠텍(매출 63억원, 74%↓)도 매출 하락에 따라 8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인트론바이오(78억원, 77%↓) 역시 전년 2분기 116억 원의 이익을 얻었지만, 올해에는 26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대형사인 씨젠도 2분기 들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4.7% 감소한 1,442억 원에 그치면서 가파른 성장세가 한풀 꺾인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대형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 코로나 수혜를 누렸다.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4배(295%) 성장한 7,804억 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808억 원에서 3,904억 원으로 383% 급증했다.

바디텍메드도 면역진단 항체 카트리지를 통해 2분기에만 34% 성장한 419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 회사는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11% 늘어난 166억 원을 기록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진단키트 업체들의 실적 하락을 두고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라 진단키트의 판매고 감소와 경쟁 업체 증가에 따른 공급량 증가가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며 “최근 전 세계가 변이 바이러스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 만큼 진단키트 수요가 급격히 줄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품 선호도가 갈리면서 향후 기업 간 실적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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