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더나·바이오엔테크 주가 조정…국내 증시 영향 우려도
17일 실적 발표, 백신·치료제·진단키트 개별주 순환 상승 전망

이번주에도 제약바이오 업종은 백신 관련 테마주 위주의 개별 주 순환 상승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근 정부의 백신 개발 지원 소식과 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의 긍정적인 효과로 인해 관련주의 수혜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임상 1·2상을 승인받고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인 업체는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유바이오로직스다.

다만, 글로벌에서 화이자, 모더나 등의 주가가 사상 최고점을 기록해 고평가 논란이 일면서 국내 바이오 업종도 지난주 숨 고르기에 이어 전반적으로 박스권 내 등락이 예상되고 있다.

백신 수급 부족에 따른 위탁(CMO) 및 수탁개발(CDMO) 업체들의 수혜도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mRNA 백신에 대한 시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GBP510’에 대해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GC녹십자도 감염병대응혁신연합(CEPI)과 코백스(COVAX)를 통한 백신 위탁생산 본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한편 이번 주 주목할 증시 이벤트로는 오는 17일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다. 앞서 일부 대형제약바이오기업은 잠정치를 통해 외형 확대와 실적 개선이 확인됐지만 중소사의 경우 부진한 성적표가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게 19일 공개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회의 의사록 결과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주간 증시 리뷰

지난주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3.03% 하락하면서 약세장을 나타냈다. 코스닥도 1.79% 내림세로 마감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주는 전반적으로 하락 조정 속에서도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세에 일부 백신·치료제 및 진단키트 관련주의 급등세가 연출됐다.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4.3%, 코스닥 제약지수는 0.08% 오른 상태로 마감했지만, 시가총액이 큰 일부 종목만이 급등하면서 체감지수는 보이는 것과 달리 내림세가 완연했다.

실제로 의약품 지수는 시가총액이 큰 SK바이오사이언스(18%↑), 삼성바이오로직스(6.96%↑), 셀트리온(1.47%↑)의 상승 효과로 4.3% 올랐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83%에 달하는 나머지 35종목은 하락했다. 제약지수 역시 상승 종목이 23개에 그쳤던 반면 하락 종목은 81개에 달하면서 전체의 78%에 해당하는 기업의 주가가 떨어졌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2주 연속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이 회사는 지난주 18%의 오름세를 기록했으며 그 전 주에도 43.4%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8월 들어서만 주가가 69.2% 올랐다.

이 같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폭등세는 정부의 백신 개발 지원 정책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신규 편입이 재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에 대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하면서 국내 업체 처음으로 막바지 연구에 돌입한 된 것이 주가 상승을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임상이 위약군 임상이 아닌 비교 임상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허가를 받더라도 CEPI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현재 각국의 규제기관이나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승인(긴급사용승인)한 백신은 모두 위약군 임상을 거쳤기 때문이다.

지난주 최다 상승 폭을 기록한 종목은 애니젠으로 31.95% 급등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뉴클레오린 접합 펩타이드 ‘AGM-380’이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강세를 나타낸 것.

이 외에도 진단키트 수혜주로 꼽히는 씨티씨바이오, 바이오니아, 유바이오로직스 등이 각각 24.55%, 24.15%, 11.79% 올랐다.

특히 씨티씨바이오는 동구바이오제약 조용준 대표가 이 회사의 지분 5.15%를 경영권 참여 목적으로 확보했다는 소식에 M&A 기대감으로 상승, 오름 폭을 늘렸다. 현재 씨티씨바이오의 최대주주 지분은 9.93%로 조 대표와의 지분 차이는 5%에 불과한 상태다.

수급과 관련해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대규모의 매도와 매수를 주도했다. 지난주 개인은 거래소에서 약 8조9,114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조500억 원, 1조4,400억 원을 순매도 했다.

코스피 의약품 업종은 개인이 562억 원을 매수했고 외국인은 458억 원을 매도했다.

≫ 금주 주목 기업

하반기 실적개선과 차세대 먹거리를 개발 중인 동아에스티에 주목할 만하다.

동아에스티는 상반기에 R&D 투자 확대와 수출 마케팅비용 지출을 통한 생존전략을 택했다. 이 회사가 하반기 이후 정상궤도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80%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는 일부 의료기기 품목의 계약 종료에 따른 의료기기·진단사업부의 매출 감소, R&D 지출 확대(전년比 19.4%↑), 마케팅 및 수출운반비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 회사의 2분기 실적만 보면 시장의 눈높이에 부합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 기간 동아에스티의 매출은 1,474억 원(전년比 32.1%↑), 영업이익은 79억 원(흑자전환)을 달성했다. 전문의약품(ETC)의 내수 매출이 기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하반기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높게 보는 배경인 것.

동아에스티가 개발 중인 건선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인 ‘DMB-3115’도 눈여겨 볼 만하다. DMB-3115은 현재 유럽 9개국에 대한 3상 임상신청계획을 마무리했으며 미국 임상 3상도 순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텔라라는 존슨앤존슨의 주력 제품 중 하나로 지난해 기준 8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26% 성장한 5조1,700억 원(44억2,200만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10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판매고 돌파가 예상되는 시장이다. 스텔라라의 글로벌 연 매출은 2018년 52억 달러, 2019년 64억 달러, 2020년 77억 달러로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DMB-3115의 경우 스텔라라의 시장 확대 잠재성이 큰 데다 아직 개발에 뛰어든 업체가 많지 않은 만큼 ‘퍼스트 무버’ 지위 선점이 높다는 분석이다.

해외에서의 바이오의약품 사용 우대 정책도 수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약가 인하를 위해 복제약 지원을 강화한 행정 명령을 내린 데 이어 영국 정부는 가벼운 증상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 바이오의약품 사용에 대해 보험 급여를 지급하기로 한 바 있다.

≫ 글로벌 증시 동향

지난주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종은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최고점을 찍던 모더나와 바이오엔테크 등에 대한 고평가 부담이 작용하며서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나스닥 생명공학지수는 1.34%, 아멕스 생명공학지수는 2.48% 떨어지면서 기술주 중심의 바이오주가 내림세를 보였다.

반면 글로벌 대형 제약주는 전반적으로 뉴욕증시에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대형 제약주 가운데에는 화이자(7.57%), GSK(3.86%), 아스트라제네카(3.61%), 길리어드사이언스(3.46%), 로슈(3.41%), 노바티스(2.75%) 등이 강세를 보였다.

특히 화이자는 FDA가 코로나19 중증 악화를 막기 위해 면역력이 약한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3차 부스터샷 백신 접종을 검토하겠다는 소식에 주간 7% 이상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반면, 모더나는 지난 9일 주가가 484.47달러의 사상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19.54% 급락한 389.78달러에 마감했다. 바이오엔테크도 447.23달러로 천정을 찍은 뒤 15.63% 하락해 377.32달러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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