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헬스케어산업이 입 모아 강조하는 주요 경향이 있다. 바로 ‘환자 중심(Patient-Centric)’이다. 환자의 의견을 나아가야 할 방향에 접목하겠다는 것이다.

환자의 목소리는 이제 헬스케어 정책과 산업의 방향을 정하는 ‘돛’으로 위상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 정책의 심의·의결 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는 환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위원의 참여가 이뤄졌고, 제약사는 환자 의견을 모으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상에서 환자들이 나누는 의견은 공론화로 가는 시발점이 되고 있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창간 29주년을 맞아 국내 대형포털에서 접근 가능한 환자 관련 게시판을 총망라해 1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특집을 기획했다. 분석에 포함된 게시글은 2020년 5월~2021년 4월까지 99,517개에 이른다.

이번 특집에서는 암 질환을 중심으로 핵심 키워드를 설정하고 해당 키워드와 함께 언급된 단어들을 살펴 환자들의 의견을 분석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특집을 통해 환자의 의견이 정책과 산업에 전달되고, 그 결과물이 다시 환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가길 희망한다. [편집자주]

_{메디코파마는 자체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환자들의 목소리(Patient's Voice)], [국내 약가 및 급여 시스템의 문제점], [제약바이오기업 및 CEO 평판 조사], [의약품별 의사 및 소비자 평가] 등을 시리즈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세부 암종에 대한 분석에 들어가기 전, 포괄적으로 포함되는 단어들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첫 장에서는 <항암제와 약가>, <정부와 제약사>, <국민건강보험과 민간보험> 등의 섹션을 구성해 비교 분석한다.

1-1) 항암제

암 질환 환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역시 ‘항암제’였다. 지난 1년간 온라인에 게시된 글 가운데 2564건이 항암제라는 단어가 포함됐다. 전체의 2.6%.

특히 치료제가 다양하게 나와있는 폐암 관련 글에서 그 비중은 높았다. 분석 대상이 된 전체 2만6,172건의 게시글 가운데 항암제에 대한 언급은 1,661건이었다. 전체의 6.3%.

폐암의 경우 표적항암제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고 면역항암제 또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에 자연스럽게 항암제에 대한 언급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치료제의 효과가 폐암, 유방암 등에 비해 떨어지는 간암의 경우에는 항암제에 대한 언급이 떨어졌다. 간암 관련 항암제 언급은 전체 1만3,055건 가운데 215건(1.6%)에 불과했다.

항암제와 함께 언급된 단어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치료(5,654건), 병원(2,965건), 환자(2,325건)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 현재 자신 혹은 가족의 상태를 소개하는 글이었다.

<전이성 유방암 4기 환자예요. 뇌수막 전이로 월요일에 오마야 삽입 장치술 하고 어제 퇴원했어요. 오마야 장치술이란 항암제를 머리에 직접 놓기 위해 머리에 관을 삽입하는 수술이예요. 신경외과에서는 간단한 수술이라고 하더라고요>, 치료에 대해서도 <종양사이즈 4.1센티, 호르몬양성, 허투음성, 조직분화도 3등급, ki67 90프로. 비슷한 조건에 선배님들 어떤 항암제치료받으셨고 부작용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등의 글이 다수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항암제 관련어는 ‘면역’(2306건)이었다. 항암제와 함께 언급된 면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암 치료로 인한 면역력 하락에 대한 내용이 전체의 20% 가량을 차지했고 대부분은 면역항암제에 대한 이야기였다.

면역항암제에 대한 내용은 <면역항암제는 탈모 안된다고 알고있는데 저 조합도 탈모 없나요?> 등의 부작용에 대한 내용부터 <면역항암제 청원동참 부탁드립니다> 등의 면역항암제 급여화를 위한 국민청원 참여 독려 글, <삼중음성3기 면역항암제 도움이 될까요?> 등의 효과에 대한 질문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표적’(1110건)에 대한 내용도 눈에 띈다. 면역항암제와 마찬가지로 표적항암제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이 컸다.

<표적항암제, 환자가 원하면 맞는게 가능한가요?>, <흑색종4기, 위로 전이> 면역항암제 또는 표적항암제 어떤 것이 좋은 가요?>, <일반항암제랑 표적항암제 환자상태에 따라 선택이 되는건가요?>, <표적항암제가 좋은거 아닌가요? 어머니가 일반항암제로 한다고 해서요 최대한 좋은 걸로 했으면 하는데 너무힘드네요> 등의 질문이 많았다.

항암제와 함께 ‘부작용’(1,615건)이란 단어의 사용도 많았다.

<항암제 부작용으로 항상 속이 더부룩하고 토할 것 같은 불쾌감이 있었습니다. 용기를 내어서 한의원에 갔습니다>, <티쎈트릭 6차까지 맞으시고 부작용으로 이번부터는 토포테칸이란 항암제로 바뀌어서 현재 입원중에 맞고 계시는데요. 약이름도 생소하고 검색해도 많이 안나오네요>, <88세 아버지 폐암진단 받고 항암주사 생각해보라는데 노인분들이 견딜수 있을까요? 부작용도 궁금합니다> 등이 대표적이다.

1-2) 비싸

암 투병 중인 환자, 혹은 가족들은 약가에 대한 관심이 컸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암 관련 게시글 가운데 ‘비싸’라는 키워드로 약가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을 알아봤다.

최신 수술이나 항암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가격 부담이 중요하다. 국민건강보험권에 진입해 있는 경우에는 전체의 5%만 부담하면 되지만, 비급여는 암 치료를 위해 집안 전체 경제가 휘청거리는 것도 빈번하다.

이 기간 전체 게시글 가운데 ‘비싸’를 포함한 내용은 1,176건이었다.

<항암 용품 너무 비싸네요>, <한 두달 정도 쓸수 있다는데 비싸네요. 반 년 정도 쓰라했으니 두 달 후에 또 사야한다는거죠? 아마존을 뒤져봐야 할까 봐요>, <병원서 추천해주는 속옷은 너무 비싸던데 꼭 입어야될까요?> 등 대부분 치료를 받는 데 쓰이는 비용이 부담된다는 푸념이었다.

‘비싸’와 함께 언급된 단어 가운데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린 것은 ‘항암제’(1282건)였다.

<퍼제타가 비보험이라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네요>, <포괄수가로 보험적용이 되니 면역항암제 티쎈트릭과 아브락산을 하자고 하네요. 면역항암제가 비싸고 좋은건 아는데 항암효과가 미미해서 오히려 더 악화되지는 않을까 고민이네요>, <표적치료제는 약국서 처방 받잖아요. 그럼 실비적용시 청구 가능한가요? 얼마전 물어보니 식약처 허가 받은 항암제는 된다 했고 표적은 약국 처방이라 안된다고 했거든요. 다른분도 그럴까요 약값이 비싸서 걱정 이예요> 등 약가에 대한 내용이 가장 많았다.

‘비싸’와 함께 ‘수술’(1235건), ‘치료’(1122건), ‘검사’(752건)도 다수 언급됐다.

<로봇수술은 절제부위가 작고 회복도 빠르다고 알고있습니다. 수술비도 비싸구요>, <브라카검사를 꼭 해야하나요? 산정특례 받아서 각각 40만원씩 80만원이래요. 다른분들은 9만원에 검사했다고 하는데 이병원만 가격이 이렇게 비쌀까요?>, <검사비는 비급여로 비싸던데 그냥 날리는거죠> 등 수술, 혹은 검사비에 대해 환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내용이 많았다.

이 외에 ‘비싸’와 함께 언급된 눈에 띄는 단어는 ‘가발’(343건)이었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머리가 빠지면서 가발을 맞춘다는 내용이다. 의학적인 내용뿐 아니라 치료 외적으로 환자들이 게시글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것.

실제로 <머리 빠진다는말에 가발알아보는데 생각보다 가격대가있네요>, <가발을 당장 사야하는걸까요? 인모는 넘 비싸던데> 등과 함께 가발을 상호 거래하는 내용의 게시글이 다수였다.

이 외에도 ‘시간’(422건), ‘효과’(414건), ‘입원’(405건), ‘보험’(397건), ‘추천’(377건) 등이 ‘비싸’와 함께 언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