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우리사주·제3자배정·기관의무 종료 ‘줄줄이’ 대기
의무보유 족쇄 해제…최근 10번 중 8번은 주가 하락 경험
“정기공시 안되는 경우 많아…보호예수 기간 미리 확인해야”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새내기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에 묶여 있던 주식 물량이 조만간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제약바이오기업 상당수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보호예수’ 족쇄에서 풀려나기 때문이다. 물량 폭탄에 대비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올해 들어 제약바이오 종목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하반기에는 보호예수 물량까지 집중적으로 풀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보호예수는 기업이 상장하거나 대규모로 주식을 발행할 때 일정 지분 이상을 가진 주주들의 거래를 특정기간 동안 제한하는 제도다. 일종의 개인 및 소액 투자자를 위한 보호장치인 셈이다.

이에 대부분의 기관 투자는 공모주를 받으면 상장 이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이른바 ‘의무보유확약’을 체결한다.

문제는 약속 기간이 끝난 후다. 이 때부터 본격적인 수급 악화가 시작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로 본지가 최근 1년 동안 기업공개(IPO) 한 제약바이오기업의 기관 ‘의무보유 해제일’ 전후 3거래일 간의 주가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주가가 떨어진 경우가 77%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가 하락률은 평균 3.47%였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소액 투자자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최근 1년 내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을 대상으로 연내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되는 곳들의 리스트를 공개한다.

≫ 보호예수 족쇄 ‘해제’ 줄줄이 대기…하반기 물량 폭탄 ‘우려’

당장 이달부터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는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16일까지 공모가(6만5,000원) 대비 1.5배 높은 16만 2,500원을 기록 중이다.

일단 1차 고비는 18일이다. 이 날이 기관의 의무보유 기한이 종료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풀리는 물량만 333만 1,000주로 4.35%에 달하는 비교적 많은 지분이다. 이 회사는 공모가 대비 주가가 높은 만큼 차익 매물이 일부 던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18일은 이 회사에 대한 기관의 의무 보유가 1개월이 흐른 시점이었다. 당시 시장으로 흘러나온 물량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이라는 호재로 인해 주가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최근의 상황과는 차이가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젠큐릭스도 오는 25일 최대주주의 거래 제한 등의 사유로 보호예수에 묶여 있던 59만 2,283주(지분율 9.16%)가 대거 풀린다.

이 외에도 17일 SCM생명과학은 제3자 배정물량을 통해 26만 1,048주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고, 같은 날 바이오다인 역시 13만 2,888주의 물량이 의무보유 기간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26일은 진시스템의 기관 물량 2만 3,682주가 추가로 풀리는 날이다. 이 회사는 공모가인 2만 원을 한참 밑돌면서 주주들 사이에서도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곳이다.

7월은 우리사주조합 물량에 대해 경계해야 할 시점이다.

우선 2일과 7일에는 위더스제약과 SK바이오팜의 우리사주 27만 2,911주(지분 3.1%)와 151만 811주(1.93%)가 시장에 각각 풀린다. 29일에는 제놀루션의 임직원들도 3만 9,175주에 달하는 우리사주를 내다 팔 수 있다. 이보다 5일 앞선 24일에는 이 회사 임원 2명이 보유한 4만 9,000주도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해진다.

7월 물량 가운데 소마젠의 특수관계자 지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2일 풀리는 주식 수는 145만 1,000주 규모로 이 회사 총 지분의 7.65%에 달하는 비중이다.

8월에는 5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제3자 배정에 의한 268만 9,250주(22.37%)의 물량이 시장에 풀린다. 같은 날 이 회사의 기관 의무 보유분인 21만 1,214주도 동시에 해제되기 때문에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주주들에겐 험난한 하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11일에는 한국파마 최대주주 등의 물량인 684만주(지분 62.71%)가 매각 가능한 상태로 바뀐다.

또 8월 25일과 26일엔 뷰노의 자발적 보호예수 물량 73만 8,000주와 기관 보유 종료로 인한 9만 6,415주가 연달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 9월, 잠금장치 ‘해제의 달’…최대주주·기관 거대 물량 쏟아지나

9월은 최대주주 물량과 기관의 의무보유 해제가 집중된 달이다.

먼저 9일에는 PNK피부임상연구센타 최대주주 등의 물량 466만 8,655주(62.23%)의 잠금이 해제된다. 18일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5,235만주(68.43%)가 시장에 대거 쏟아질 수 있다. 다만 두 회사의 최대주주가 각각 대봉엘에스와 SK케미칼로 이들 모두 사업을 키우는 데 욕심을 내고 있는 만큼 실제 물량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11일에는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재무적 투자에 의한 지분이 풀린다. 구체적인 규모는 397만 3,927주로 이 회사 지분의 11.22%에 달한다. 같은 날 82만 1,990주의 기관 의무 보유분도 동시에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계열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8월 주가 동향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16일에는 34만 6,000주에 달하는 압타머사이언스 최대주주의 물량이 거래 가능해진다. 박셀바이오는 자발적 보호예수에 따른 128만 7,680주가 매도 리스트에 추가된다.

기관의 의무 보유가 해제되는 곳에도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9월 16일에는 네오이뮨텍의 지분 9.29%에 해당하는 기관 보유분 182만 7,172주가 시장에 풀린다. 18일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관 보유 물량 394만 8,100주가 매각 가능 상태로 바뀌는 등 다수의 잠금장치가 해제된다.

4분기 역시 대기 중인 물량이 있다.

10월 25일에는 SCM생명과학의 자발적 보호예수 물량 32만 8,032주(2.75%)가 자유의 몸이 된다. 11월 중에는 고바이로랩의 최대주주 등이 소유한 122만 5,430주(7.9%)가 시장 출격을 넘볼 수 있게 된다.

마지막 12월에는 3일과 9일에 걸쳐 클리노믹스와 퀀타매트릭스의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110만 1,960주(8.28%), 37만 9,128주(2.56%)가 각각 매도 가능해진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전문가는 “기업이 신규 상장하면 일반적으로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보호예수 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라며 “기관투자가의 경우 의무보유 확약 기간이 지나면 차익실현을 본격화 하기 때문에 물량의 일시 출회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규 상장한 기업의 경우 이 같은 내용이 정기공시로도 확인이 안 될 때가 있다”며 “물량 폭탄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선 투자자들이 보호예수 물량과 그 기간을 증권발행실적보고서 등을 통해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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