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점찍은 유바이오로직스·아이진…주가 상승 ‘군계일학’
합성항원·mRNA 방식 플랫폼 강점…차별성·경쟁력 본 투자자
하반기 국내 임상 본격화…대장주 자리두고 개발 속도전 ‘예고’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정부가 더딘 임상 속도와 막대한 임상 비용 등의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백신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전방위적인 국가 지원책이 예고된 만큼 백신 개발사들이 코로나19 테마주로 올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현재 개발 중인 국산 코로나19 백신들이 올해 하반기 내로 임상 3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비교임상방식’을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실화될 경우 임상 기간과 피험자 수를 대폭 줄일 수 있어 개발 속도에 한층 탄력이 붙을 수 있어서다.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셀리드, 진원생명과학, 제넥신, 유바이오로직스 등 5곳의 주가가 최근 요동치고 있는 까닭이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 기업 모두 수혜가 예상됨에도 주가 흐름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이달 초 대비(5.3~5.14) 셀리드(18.7%), 진원생명과학(23.2%), 유바이오로직스(84.6%)는 상승했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2.3%)와 제넥신(-2.4%)은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각 개별기업의 사업 현황, 임상 일정, 백신 제조 플랫폼 등의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소식만 들려오면 해당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던 지난해 분위기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 기업 중 가장 가파른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유바이오로직스는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요소를 가장 많이 갖추고 있었다는 평가다. 이달 말 임상 1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데다 안전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재조합(합성항원)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어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이 안전성과 높은 예방효과로 가장 주목을 받고 있지만 보관, 배송, 수급, 가격 등의 한계가 있다. 이에 재조합 백신이 최근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니세프가 내년부터 재조합백신이 글로벌 백신 공급량의 약 5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할 정도다.

그렇다면 유바이오로직스와 유이하게 재조합 백신 임상을 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왜 반등세가 크지 않았을까. 시장에서는 이 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위탁생산 사업이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상대적으로 약화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다른 이슈로 이미 주목을 받고 있는 대형사보다는 이번 정부의 백신 개발 지원책을 계기로 더 높은 투자 수익률이 예상되는 몸집이 작은 업체에 투심이 몰렸다는 얘기다. 최근 백신 테마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아이진의 주가 흐름을 보면 이는 더욱 분명해 진다.

정부는 비교임상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기에 앞서 연내에 국내에서도 mRNA 백신 임상이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백신 임상을 하고 있지 않았음에도 mRNA 기술을 보유한 아이진은 이 소식을 발판삼아 가파른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 6일 1만 9,400원이었던 아이진의 종가는 14일 3만 4,150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지난 13일 유상증자(보통주 419만 5,804주 / 600억원 규모)에 따른 권리락으로 주가가 희석됐음에도 권리락 직전일(12일 3만1,000원)의 종가를 불과 이틀 만에 가볍게 뛰어넘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 일부 백신 개발업체의 주가만 눈에 띄게 급등하고 상당수는 아직까지 이 같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분위기지만 향후 임상 속도와 연구 결과 등에 따라 대장주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며 “정부가 국산 백신 개발 성공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관련 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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