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대웅·셀리버리·에스티팜 대차잔고 급증…투자 ‘경고등’
전문가, “대차잔고, 공매도 선행지표…중소사 변동성 키울 것”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대차잔고가 늘어난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재개된 공매도가 숨은 물량을 위험 수위 이상으로 쏟아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 역시 대차잔고가 급증한 일부 종목에 한해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경고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3월 16일 금지됐던 공매도가 지난 3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를 구성하는 350개 종목에 한해 풀렸다. 이 가운데 제약바이오 관련 종목만 65개다. 전체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일단 공매도가 재개되면 제약바이오 섹터 전반에 부정적인 이벤트가 될 것이란 예측에는 크게 이견이 없던 상황이었다.

실제로 본지 분석 결과, 제약바이오기업 65곳에 침투한 공매도 물량은 규제 전(2020.3.13 기준)과 후(2021.2.1. 기준), 시가총액에서 약 5조원 이상의 차이를 드러냈다.

그렇다면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대차잔고에도 변화가 있었을까.

<메디코파마>는 공매도 재개 직전인 4월 30일부터 장을 마감한 5월 7일 사이, 제약바이오 종목의 대차잔고 추이를 살펴봤다. 이 기간 제약바이오 65종목에서 늘어난 대차잔고액만 약 1조 3,00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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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차잔고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셀트리온이었다. 이 회사의 대차잔고는 4,547억원(4월말 2조7,623억원→5월 7일 기준 3조2,17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1,365억원(7,742억원→9,107억원), 녹십자 664억원(1,017억원→1,681억원), SK바이오팜 521억원(1,209억원→1,73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496억원(5,670억원→6,166억원), 셀트리온제약 448억원(1,899억원→2,347억원), 에이치엘비 384억원((4,799억원→5,183억원), 셀리버리 365억원(650억원→1.015억원), 에스티팜 257억원(543억원→800억원), 메지온 248억원(577억원→825억원), 한미약품 229억원(1,034억원→1,263억원), 신풍제약 221억원(1,126억원→1,347억원), 현대바이오 211억원(905억원→1,116억원) 등이 200억 원 이상의 대차 잔고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제넥신(증가액 173억원), 휴온스(158억원), SK케미칼(154억원), 헬릭스미스(132억원), 삼천당제약(130억원), 한미사이언스(128억원), 대웅(126억원), 메드팩토(117억원), 엔지켐생명과학(115억원), 메디포스트(112억원), 휴젤(104억원) 등도 100억원 이상 대차 잔고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차잔고 증가율을 보면, 대웅이 116.6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휴온스(70.63%↑), 녹십자(65.53%↑), 종근당(60.66%↑), 셀리버리(56.16%↑), 에스티팜(47.24%↑), 메드팩토(44.03%↑), SK바이오팜(43.07%↑), 메지온(42.88%↑), 케어젠(39.11%↑), 현대바이오랜드(35.57%↑) 등이 공매도 재개 1주일 만에 대차잔고 증가율이 폭증했다.

급기야 한국거래소는 지난주 27종목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고 공매도 거래를 하루 간 금지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4곳이 제약바이오 종목이었다. 녹십자랩셀, 삼천당제약, 안트로젠, 에스티팜, 제넥신, 콜마비앤에이치, 래고켐바이오, 보령제약, 신풍제약, 차바이오텍, 텔콘RF제약, 현대바이오, 휴온스 등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소식에 정통한 증권가 전문가는 “대차잔고가 늘어난다는 의미는 공매도를 치기 위한 사전단계에서 거래가 증가했다는 얘기로 일종의 선행지표라 말할 수 있다”면서 “대차잔고의 증가가 곧바로 공매도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증시 상황에 따라 급격하게 매물로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소형 규모의 제약바이오주는 공매도로 인한 수급 불균형 악화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일부 종목에 발을 담근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대차잔고의 규모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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