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코로나 백신 ‘테마주’ 관심…‘실적주’도 몸값 높여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만한 특별한 이벤트는 예고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 만큼 ‘눈치 보기’ 식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배경이다. 지난주 구정 설 연휴를 거치면서 투자자들의 소극적 매매로 약보합에 머물렀던 증시는 이번 주 방향 탐색전을 벌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지난주 국내 증시가 설 연휴로 휴장이었던 동안 미국 증시는 0.26% 강보합 상승에 그쳤다.

현재 미국은 1조9,000억달러, 우리돈 약 2,135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 가운데 일부 법안이 가결되면서 이를 통합한 전체 법안도 하원 표결에서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부결되면서 부양책 논의는 좀 더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까지 더해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 낙관론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는 배경인 것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 국내·외 증시 모두 고평가됐다고 알려진 만큼 조정에 대한 경계감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 내내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또 2월은 휴장일이 많은 달인 점도 2월 탐색장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이유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지난 11일과 12일 설 연휴로 휴장했다. 미국은 15일(대통령의 날), 중국은 11일부터 17일(설 연휴), 대만은 8일부터 15일, 일본은 11일과 23일, 러시아 23일 등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증시가 열리지 않는 날이 많다.

제약바이오주는 여전히 불안한 장세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최근 3주 연속 내림세에서 반등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지난주 다시 하강 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2월 들어서도 5%가 추가로 빠졌다. 코스피는 4.2% 오르면서 3000선을 회복했지만 의약품지수는 여전히 20000선을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지난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와 관련해, 제약바이오기업 중 녹십자와 한미사이언스의 편입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두 기업 모두 오는 5월 진입을 다시 도전하게 됐다.

≫ 주간증시 리뷰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전 세계 증시가 동반 횡보합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주간 0.64% 소폭 하락했고 코스닥 역시 0.32% 내려가 약보합에 거래됐다. 미국 증시를 대변한 다우지수는 주간 1% 상승했지만, 점진적 소폭 상승에 머물렀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은 피로도가 쌓이면서 전반적 내림세였다. 의약품 지수는 1.92% 떨어졌고 코스닥 제약지수도 0.39% 하락해 다시 하강 곡선을 그리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종 역시 혼조세가 이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생명공학지수는 0.88% 올랐지만, 아메리카거래소의 아메스 생명공학지수는 0.08% 하락하며 보합을 기록했다.

수급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개인의 매수세가 나타나며 시장을 이끌었다. 전주 개인은 거래소에서 2,600억원 규모의 매수를 단행했다. 다만, 연휴로 거래일이 3일에 불과해 그동안의 매수 규모에 비하면 소폭에 그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도 1,600억원 가량을 매수하면서 힘을 보탰다. 반면 기관은 4,800억원 가량을 팔면서 증시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코스피 의약품 업종도 개인이 510억원 가량을 사들였지만, 기관이 450억원 매도하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지는 못했다.

이번 주 증시 이벤트로는 18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내용 공개가 시장의 관심사다. 향후 증시의 향방이 유동성 축소 시점에 달린 만큼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단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 금주 주목 기업

SK케미칼, 노바백스 백신 계약 ‘초읽기’…자회사 IPO 소식도

SK케미칼은 코로나19 테마와 관련돼서는 노바백스 백신 계약 임박 소식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공개(IPO) 소식도 상승 재료로 한 몫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계약과 관련해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가 계약이 체결되면 노바백스의 백신을 추가 구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사자간 계약만 체결되면 정부가 2~3000만명의 백신을 즉시 추가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최대주주는 SK케미칼이다.

주목할 점은 SK케미칼이 투자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달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식은 SK케미칼이 98.04%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회사가 상장될 경우 SK케미칼의 기업 가치가 수직 상승하게 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증권분석가들은 이 회사의 기업 가치를 최대 5조원 대로 추정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백신 개발·생산 경과에 따라 기업 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총 공모 주식수는 2,295만주로 공모 희망가는 4만9,000원~6만5,000원 사이로 공모 예정금액은 최대 1조4,918억원 규모다. 이중 최대주주인 SK케미칼은 765만 주를 구주 매출로 내놔 최대 4,973억원을 거둬들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신 지분은 당초 98.04%에서 68.4%(5,235만주)로 낮아지게 된다.

환인제약, 2020년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주목’

최근 제약바이오주의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가운데 실적 호전 종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지난 8일 잠정실적을 발표한 환인제약의 지난해 실적이 호성적을 나타내 주목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8일, 2020년 4분기 실적으로 매출액은 14.5% 성장한 442억원, 영업이익은 75.5% 늘어난 72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의 어려움 속에서도 시장의 눈높이를 뛰어넘은 ‘어닝서프라이즈’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의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상품(코마케팅 타사제품) 비중을 낮추고 자사 제네릭 제품 비중을 높이면서 수익성 개선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정신신경용제 주력제품들의 수요 증가가 지속되며 성장에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전망도 낙관론이 우세하다. 특히 한국얀센이 보유한 생산시설(경기도 화성)에 460억원을 투자해 2022년 3월에 인수할 계획으로 이를 통해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편, 파이프라인과 관련해서는 2014년부터 연구를 시작한 WIP-RVX14(치매치료제)가 현재 임상3상을 준비 중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지난주 이슈 기업

정은경 질병청장 ‘한마디’에 러시아 백신 테마 ‘급등’

지난주 관심을 받았던 종목은 이트론, 이아이디, 이수앱지스, 바이넥스 등이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 백신의 불확실성 대응 차원에서 러시아 백신 등도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 이는 러시아 백신의 검토 계획이 없다던 질병청의 기존 입장과 달라진 발언이다. 이로 인해 관련 기업인 이트론은 설날 전 연휴까지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112% 폭등했다. 또 이아이디, 이수앱지스와 바이넥스도 각각 70%와 51%, 17%가 오르는 강세를 나타냈다.

최근 새로운 코로나 이슈 찾기로 투자자들의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 청장의 발언은 투자 열기에 불을 지핀 셈으로 관련주들이 상승하기엔 충분한 재료가 됐다.

현재 국내에서는 비상장사인 한국코러스가 소량의 스푸트니크V 백신을 수탁개발(CDMO)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 한국코러스에 투자한 스푸트니크 코러스 1호 조합에 이트론과 이아이디가 각각 지분 100억원씩을 투자해 16.7%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이수앱지스는 스푸트니크V를 바이넥스와 함께 위탁생산(CMO)하는 계약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또 현재 일각에서는 스푸트니크V 백신 개발 지원과 국외 생산 및 공급을 맡은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가 국내업체인 GC녹십자와도 추가로 위탁생산 계약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차주 녹십자의 강세도 예상된다.

앞서 스푸트니크V는 지난해 8월 러시아 보건부에 등록되면서 코로나19 백신중에서는 전 세계 최초로 정식 사용 승인을 받은 백신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임상2상 데이터만을 기준으로 사용을 승인한 데다, 승인 시점 당시 임상3상을 시작하기도 전이었던 까닭에 전 세계적으로 백신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발생했다.

그런데 최근 스푸트니크V의 임상3상 중간결과에 대한 논문이 국제학술지 ‘랜싯(The Lancet)’ 2월 2일자에 발표되면서 신뢰성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논문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는 약 91.6%의 예방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백신 신뢰도는 점차 긍정적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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