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투자, ‘우려가 현실로’…몰려든 개미투자자들 ‘한숨만’
미코바이오메드·퀀타매트릭스 공모가 ‘고평가’…주가는 ‘하락’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묻지마식 IPO 투자로 인한 손실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는 모양새다. 진단키트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이 코로나19 최대 수혜주로 꼽히면서 반짝 급등한 게 화를 불렀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IPO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를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메디코파마는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1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의약품·의료기기 제조 및 개발, 서비스업 등 헬스케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18개사의 공모가와 현재 주가를 비교 분석했다.

올해 상장한 기업은 ▲드림씨아이에스 ▲에스씨엠생명과학 ▲젠큐릭스 ▲에스케이바이오팜 ▲위더스제약 ▲소마젠 ▲제놀루션 ▲한국파마 ▲셀레믹스 ▲압타머사이언스 ▲박셀바이오 ▲피플바이오 ▲미코바이오메드 ▲고바이오랩 ▲티앤엘 ▲클리노믹스 ▲퀀타매트릭스 ▲엔젠바이오(상장일 순) 등 18곳이다.

이 가운데 14곳(77.7%)의 현재 주가는 공모가를 한참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22일 출사표를 던진 박셀바이오가 공모가 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회사는 3만원에서 현재 12만 7,900원으로 무려 4배(326.3%) 넘게 주가가 수직 상승했다.

하반기 청약 광풍을 몰고 온 SK바이오팜도 공모가 대비 264.3%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공모가 4만 9,000원에서 10일 17만 8,5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4배에 달하는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피플바이오(2만원→5만 5,200원, 176.0% ↑) ▲에스씨엠생명과학(1만 7,000원→4만 5,150원, 165.6% ↑) ▲고바이오랩(1만 5,000원→3만 8,800원, 158.7% ↑) ▲한국파마(9,000원→2만 300원, 125.6% ↑) ▲제놀루션(1만 4,000원→2만 7,300원, 95.0% ↑)이 2배 올랐다.

▲엔젠바이오(1만 4,000원→2만 5,650원, 83.2% ↑) ▲소마젠(1만 1,000원→1만 7,200원, 56.4% ↑) ▲클리노믹스(1만 3,900원→1만 9,400원, 39.6% ↑) ▲셀레믹스(2만원→2만 7,850원, 39.3% ↑) ▲드림씨아이에스(1만 4,900원→2만 350원, 36.6% ↑) ▲위더스제약(1만 5,900원→1만 9,950원, 25.5% ↑) ▲티앤엘(3만 6,000원→4만 3,100원 19.7% ↑) 역시 오름세를 기록했다.

올해 상장한 기업 대다수가 시장에서 주목받은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이다. 실제 국내 주식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제약·바이오가 주도하면서 이는 IPO 시장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했다.

더욱이 SK바이오팜이 상장 직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면서, 후발주자로 나선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까지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 연출됐다.

반면, 공모가 대비 주가가 하락한 기업들도 있었다. 압타머사이언스와 퀀타매트릭스, 젠큐릭스, 미코바이오메드 등 대부분이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 회사들이었다. 이들 기업은 10일 현재 주가가 공모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앞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진단키트 기업들은 주가가 일제히 급상승했다. 이는 고스란히 IPO에도 영향을 주면서 당시 상장을 준비 중이던 기업들이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으로 확정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실제로 10월 22일 상장한 미코바이오메드는 공모가를 희망밴드(1만 2,000원~1만 5,000원) 상단인 1만 5,000원으로 정했다. 하지만 현재 이 회사의 주가는 34.7% 하락한 상태다.

12월 9일 상장한 퀀타매트릭스 역시 공모가를 희망밴드(2만 9,700원~2만 5,500원) 상단인 2만 5,500원으로 확정했으며, 9월 16일 상장한 압타머사이언스도 희망밴드가격(2만원~2만 5,000원) 기준 상단 금액인 2만 5,000원으로 결정했다.

이렇게 대다수 진단키트 기업이 코로나19에 따른 제품 수요 증가를 기대하면서 공모가를 최상단으로 끌어 올려놨다. 하지만, 최근 백신과 치료제가 잇따라 개발되면서 진단키트주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현재 주가가 공모가에도 못 미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

실제 압타머사이언스는 당초 공모가가 2만 5,000원이었으나 지금은 2만 4,950원으로 0.2% 떨어진 상태다. ▲퀀타매트릭스(2만 5,500원→2만 4,650원, 3.3% ↓) ▲젠큐릭스(2만 2,700원→1만 8,150원, 20.0% ↓) ▲미코바이오메드(1만 5,000원→9,790원, 34.7% ↓)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성으로 인해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지만, 결국 차별화된 장점을 부각한 기업들만이 살아남은 상황이 됐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제약·바이오기업의 IPO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묻지마식 투자 보다는 기업 가치를 면밀히 따져보고 지갑을 열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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