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보다 ‘제약주’, 대형주보단 ‘중소형주’ 배당수익 매력
‘무배당 정책’ 신풍제약·삼성바이오로직스 배당 여부 관심
우리들·영진·동성·삼성·명문, 최근 3년 연속 무배당 ‘주의’

연말 배당 시즌이 다가왔다. 전통적으로 제약업계는 실적 부진 속에서도 매년 연말 배당을 실시해 왔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라는 악재가 발생했지만, 다른 업종과 비교해 상당수 제약사들은 오히려 더 좋은 성적표를 받고 주가도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연말 배당 유망 기업으로 제약업종을 찾는 이유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전문가들은 배당을 위한 차원이라면 바이오주 보다는 제약주를, 대형주보다 중소형주를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하지만 고민해야 할 기업도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시가총액 규모는 비대해졌지만, 실적 자체가 늘지 않거나, 설령 실적이 좋다 하더라도 그동안 배당 결정을 하지 않았던 기업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당순이익이 많이 늘어나고 최근 주가가 많이 빠진 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주가수익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도 연말 주목해야 할 요소라는 분석이다.

메디코파마는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62곳의 최근 3년간 주당순이익(EPS)과 배당수익률을 분석하고, 올해 3분기까지의 주당순이익을 토대로 연말 배당 가능성을 점검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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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연말 ‘배당 배팅’ 어느 곳에 해야 할까

올해 62개사 가운데 지난해 현금 배당을 실시한 곳은 44개사였다. 10곳 중 7곳이 배당 결정을 한 것이다.

현금배당 평균 수익률은 0.95%(지난해 말 종가의 0.95%)로, 당초 기대치보다는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국내 기준금리가 현재 0.5%인 만큼 시세 변동 없이 힘들이지 않고 수익을 벌어들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는 일종의 보너스인 셈이다.

그렇다면 배당금을 얻길 원하는 시장 참여자라면 올 연말 어느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일단 우리나라에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대변되는 바이오주보다는 제약주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고 셀트리온 역시 주식배당만을 했다.

또 제약주에서도 대형사보다는 중소형사들의 배당수익률이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현금배당 수익률은 경동제약(5.1%), 삼진제약 (3.21%), 쎌바이오텍(3.2%), JW생명과학(2.32%), 진양제약(2.27%), 이연제약(2.27%) 등이 높은 배당 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대형 상위제약사인 한미약품(0.2%), 대웅제약(0.5%), 녹십자(0.8%), 종근당(0.9%) 등은 평균치에도 못 미치는 배당수익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주당순이익이 1,000원 이상을 기록한 기업 19곳의 현금배당 평균 수익률은 1.04%로 전체 평균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익성과가 기반이 될 경우, 투자자에게 더 많은 배당이 돌아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 EPS ‘증가’…씨젠·종근당홀딩스·녹십자 ‘고배당’ 기대

올해 주당순이익 증가에 배당금이 늘어날 곳으로 예상되는 곳은 씨젠, 종근당홀딩스, 종근당, GC녹십자, GC녹십자홀딩스 등이 대표적이다.

올 3분기 기준, 주당순이익이 가장 많았던 곳은 12,150원을 기록한 씨젠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주당순이익이 1,026원을 달성하고 배당금으로 주당 100원을 지급, 0.3%의 배당수익을 냈다. 회사는 지난해 창사 20년 만에 첫 배당을 실시한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 특수성으로 인한 진단키트의 수출판매호조에 따라 주당순이익이 무려 10배 이상 늘어났다. 앞서 회사는 첫 배당을 실시하면서 향후 주주가치 제고를 언급했던 만큼 올해는 최소 주당 1,000원 이상(3일 종가의 0.52%)의 대폭적인 배당이 나올 것이란 분석이다.

이어 주당순이익이 많은 곳은 9,612원을 기록한 종근당홀딩스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주당순이익이 8,988원을 달성함으로써 배당금으로만 1,300원을 지급, 1.3%의 배당수익을 기록했다. 올해도 주당순이익이 늘어난 만큼 1,300원 이상의 안정적인 배당이 예상된다.

녹십자의 경우 지난해 마이너스(-319원) 주당순이익을 기록하고서도 1주당 배당으로 1,000원을 책정하면서 최소한의 주주가치 제고를 실천했다. 이 회사의 올해 주당순이익은 5,809원으로 급등했다. 녹십자가 올해 최소한 주당 1,000원 이상의 배당금 지급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회사의 배당수익률은 최근 3년간 0.6%(2017년), 0.7%(2018년), 0.8%(2019년)로 증가 추세다. 만약 회사가 3일 주가(35만3,000원)를 감안해 주당 1,500원의 배당수익을 결정한다고 하면 배당수익률은 0.4% 수준에서 결정되는 셈이다.

이 외에도 올해 주당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셀트리온(3분기 주당순이익 3,096원), 셀트리온헬스케어(1,394원), 셀트리온제약(283원), 삼진제약(1,786원), 광동제약(1,293원), 고려제약(514원), 중앙백신(382원), 진양제약(227원), JW생명과학(1,443원), 동화약품(751원), 우리들제약(220원) 등이다.

≫ ‘적자에서 흑자로’…서울·일동·국제·제일, 배당 규모 ‘관심’

올해 흑자로 돌아선 곳들도 배당금 규모에 변화를 줄지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하다. 주당순이익이 흑자전환 한 곳은 서울제약(372원), 일동제약(248원), 국제약품(335원), 제일약품(454원), 에이프로젠제약(42원) 등이다.

이 가운데 서울제약의 경우, 지난해 적자에도 1주당 보통주 배당금으로 15원을 지급한 바 있다.

제일약품도 지난해 721원의 주당 손실을 냈지만, 배당금을 60원에서 70원으로 오히려 늘려 잡았다. 올해 회사는 주당 454원의 이익으로 돌아선 만큼 최소 60원 이상의 배당금 결정이 예상되지만, 확대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꾸준히 배당을 해오던 일동제약은 지난해 손실로 돌아서면서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7년과 2018년 400원을 고정적으로 지급했던 만큼 올해 400원 수준에서 배당금이 결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 유한·삼진·환인·대원·대웅·한미 등 대다수 제약사 매년 ‘동일 배당’

실적에 무게를 두지 않고 주주들에게 매년 일정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한 곳도 많았다.

최근 3년간 같은 금액을 지급한 곳은 종근당(1주당 배당금 900원), 유한양행(2,000원), 삼진제약(800원), 광동제약(80원), 환인제약(300원), 일성신약(750원), 대원제약(260원), 비씨월드제약(100원), 고려제약(100원), 중앙백신(50원), 진양제약(100원), 부광약품(200원), 삼천당제약(50원), 대웅제약(600원), 한미약품(500원) 등이다.

다만, 이들 기업 가운데 올 3분기 손실을 낸 곳에 대한 연말 배당 여부도 관심사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주당손실 –1,345원), 대웅제약(-451원), 삼천당제약(-281원)이 꼽히고 있다.

주당순이익이 적어져도 꾸준히 배당을 이어오는 곳도 있다. 하나제약, 쎌바이오텍, 유유제약, JW홀딩스, JW중외제약 등이 친주주 정책을 펼치는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한편, 부광약품의 경우 지난 7일 주식배당으로 1주당 0.1주를 주는 10%의 주식배당을 결정했다. 앞서 부광약품은 지난 2017년 0.1주, 2018년 0.3주, 2019년 0.05주를 배당 한 바 있어 주식배당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이 외에도 비씨월드제약은 지난해 주당 0.1주를 배당했으며 2018년도에는 일동제약(0.05주), 휴메딕스(0.07주), 국제약품(0.02주), 일동홀딩스(0.05주) 등이 주식을 배당한 바 있다.

≫ 셀트리온家, 현금배당 대신 주식배당 가능성 높아

셀트리온 家 3사(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배당 여부도 주목할 만하다.

앞서 이들 3개사는 현금배당 정책보다는 주식배당 정책을 고수해왔다. 셀트리온 3사 모두 지난해 1주당 0.05주를 지급한 가운데, 셀트리온(배당수익률 4.01%), 셀트리온헬스케어(0.96%), 셀트리온제약(0.92%)이 주식배당으로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채워줬다. 올해도 현금배당 보다는 주식배당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0.05주는 주식 20주를 가지고 있으면 1주를 배당으로 준다는 의미다. 배당으로 받을 주식이 만약 1주가 안될 경우 단수주 현금으로 지급받는다.

≫ 3년간 무배당…삼바·한올·우리들·파미셀·영진·동성·삼성·명문 ‘주의’

실적과 무관하게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지난 2018년 주당 3,387원, 2019년 주당 3,067원의 순이익이 발생했어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올해 3분기 현재 2,188원의 이익이 발생했지만 배당 실시 가능성이 불투명해 보이는 배경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주가가 지난 3일 기준 이미 80만원 대를 넘어섰고 실적도 안정화돼 있는 만큼 배당금 요구에 대한 투자자의 압박은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외에도 한올바이오파마, 우리들제약, 파미셀, 영진약품은 주당순이익이 발생해도 최근 3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올 3분기 주당 순손실이 발생한 오리엔트바이오, 차바이오텍, 동성제약, 진원생명과학, 삼성제약, 명문제약 등도 배당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코로나19 치료제로 화제를 불러 일으키면서 주가가 25배 급등한 신풍제약의 배당 가능 여부도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이 회사 역시 최근 3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신풍제약은 영업실적 자체가 늘어나진 않았지만 자사주식을 처분하면서 2천억 원대의 막대한 재미를 봤기 때문에 현금잉여금이 그만큼 늘어났다. 주주들이 배당을 기대하는 이유다.

한편, 올해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이달 28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하며 결정된 배당금은 일반적으로 다음 해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 결의일 이후 1개월 이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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