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21개사 3분기 공시 전격 분석(下)
3Q 매출 500억 미만 92곳, 외형 성장…수익성은 ‘역주행’
메디톡스·헬릭스미스·ABL·신라젠·제넥신, 수백억 ‘적자쇼크’

국내 중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공개한 올 상반기 성적표는 진단키트 수혜주와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참담한 수준이었다. 이는 대형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보여준 3분기 호실적과 비교해 더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분석됐다.

분기 매출 500억 원 미만의 중소제약바이오기업 92곳 가운데 적자 지속인 곳이, 36곳(39.1%), 적자로 전환한 곳은 9곳(9.8%)으로 절반의 제약바이오사가 적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익이 감소한 기업도 13곳(14.1%)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흑자로 전환한 곳은 9곳(9.8%), 이익이 늘어난 곳은 25곳(27.2%)에 불과했다. 10곳 중 6곳 이상이 경영 악화가 진행됐다는 의미다.

19일 메디코파마는 2020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121곳 중 분기매출 500억 원 미만 기업 92곳의 공시자료를 분석했다.

지난해 3분기(3개월간) 대비 매출이 늘어난 곳은 92개사 중 65개사로 집계됐다. 반면 외형이 작아진 곳도 27곳에 달했다. 중소제약바이오기업 3곳 중 2곳이 성장한 셈으로, 단순 수치로만 보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문제는 영업이익이었다. 흑자 전환한 9곳과 이익이 늘어난 25곳을 제외하면 수익성이 개선된 곳은 3곳 중 1곳밖에 안 되는 수준이었던 것.

실제로 적자가 지속된 36곳과 적자 전환한 9곳, 이익이 감소한 13곳 등 58개사는 수익성 악화가 진행됐다.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기업의 특성상 대규모의 실적 상승을 일으키는 이벤트 전에는 사실상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준 셈이다.

이렇게 전반적인 부진 속에서도 피씨엘, 녹십자엠에스, 파미셀, 진양제약, 코오롱생명과학, 부광약품 등이 영업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고려제약, 삼일제약, 바이텍메드, 서울제약, 테고사이언스, 동구바이오제약, 바이넥스, 우리들제약, 화일약품, JW신약 등이 전년보다 10% 이상의 수익이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유니온제약, 신신제약, 영진약품, 안국약품, 우진비앤지, 테라젠이텍스, 제일바이오, 메디톡스, KPX생명과학 등은 3분기 적자로 돌아섰고 에이비엘바이오, 헬릭스미스, 제넥신, 메에이티젠, 신라젠, 파멥신 등 신약개발 바이오텍은 올해도 수백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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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제약바이오, ‘몸집 불리기’는 성공 수익은 ‘역주행’

바디텍메드·피씨엘·JW생명과학, 영업이익 급등 ‘주목’

3분기(3개월간) 매출 규모 100억 원 이상 500억 원 미만의 중소 제약사로 범위를 좁혀보면, 57곳 중 42곳이 매출 성장에 성공했고 15곳은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4곳 중 1곳이 마이너스 성장한 셈이다.

기업별로 보면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해 최소 전년보다 매출이 10% 이상 성장을 달성한 곳은 피씨엘, 셀루메드, 바디텍메드, 경남제약, 녹십자엠에스, 서울제약, 삼성제약, 에스텍파마, 국제약품, 대한뉴팜, 고려제약, 녹십자셀, 유유제약, 진양제약, 동구바이오제약, 코오롱생명과학, CMG제약, 테라젠이텍스, 에스티팜, 알리코제약, 디에이치피코리아 등으로 21곳이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한 자릿수 성장에 머무른 곳은 하나제약, 바이넥스, KPX생명과학, JW신약, 대봉엘에스, 메디포스트, 쎌바이오텍, 한국유니온제약, 우리들제약, 화일약품, 휴메딕스, 비씨월드제약, 아이큐어, 삼일제약, 경동제약, 신신제약, 부광약품, 신일제약, 대한약품, 이연제약, 신풍제약 등 21곳으로 조사됐다.

반면, 마이너스 성장률로 역성장 한 곳은 메디톡스, 삼천당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메타바이오메드, 명문제약, 안국약품, 동성제약, 종근당바이오, 세운메디칼, 현대약품, 조아제약, 진원생명과학, 대화제약, 케어젠으로 15곳이었다.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했다. 중소제약사 57곳 가운데 영업 손실을 낸 16곳을 포함해 29곳의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부진에 시달린 것이다. 절반 이상의 기업이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였다는 얘기다.

이는 앞서의 대형제약사 분석 결과와 비교해 보면, 외형 성장 면에서는 약간 부족한 수준이었지만 수익성에서는 크게 모자란 수준으로 부진한 결과를 보여준 것이다. 중위 그룹에 속해 있는 제약바이오기업의 경우 어느 정도 성장을 동반해도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제약, 테라젠이텍스, 에스티팜은 전년도보다 매출이 각각 52%와 13%, 12% 늘어났지만, 영업 손실 적자는 지속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바디텍메드(3분기 영업이익 196억원, 전년비 387%↑), 피씨엘(134억원, 흑자전환), JW생명과학(95억원, 34%↑), 하나제약(95억원, 4%↑), 서울제약(88억원, 320%↑), 대한뉴팜(74억원, 40%↑), 바이넥스(51억원, 102%↑), 디에이치피코리아(46억원, 16%↑), 고려제약(32억원, 1005%↑), 에스텍파마(31억원, 42%↑) 등이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반면, 수익성 부진에 시달린 곳도 많았다. 삼천당제약(3억원, 100%↓), 녹십자셀(2억원, 89%↓), 한올바이오파마(10억원, 77%↓), 이연제약(7억원, 71%↓), 종근당바이오(13억원, 70%↓), 신풍제약(13억원, 68%↓)은 전년에 비해 외형이 정체되거나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특히 메디톡스(-114억원), 신신제약(-20억원), 한국유니온제약(-18억원)은 영업 손실을 내면서 적자로 전환했고, 삼성제약(-20억원), 진원생명과학(-36억원), 명문제약(-46억원), 아이큐어(-51억원), 에스티팜(-78억원)은 마이너스가 지속되는 부진을 겪었다.

≫ 100억미만 매출 하위 제약바이오 대다수 ‘적자’

에이비엘바이오·헬릭스미스·신라젠 100억대 ‘손실’

3분기 매출 규모 100억 원 이하의 제약바이오기업을 보면, 35곳 가운데 23곳이 매출 성장을 기록했으며, 12곳은 외형이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수치로만 보면 3곳 중 2곳이 성장한 것으로 나쁘지 않은 결과였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흑자를 기록한 곳은 불과 6곳에 불과했다. 5곳 중 1곳만이 실적 부진의 늪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이는 매출 하위 기업군에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텍이 많았던 만큼, 초기 인건비와 연구개발비에 따른 적자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한 곳은 피씨엘(3분기 영업이익 12억원), 인트론바이오(8억원), 대성미생물(5억원)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테고사이언스(7억원, 270%↑). 엘앤씨바이오(24억원, 18%↑), 중앙백신(9억원, 1%↑) 등이 영업이익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반면, 매출 하위 기업들의 경우 3분기만 보면 대다수가 적자로 드러났다. 에이비엘바이오(-157억원), 헬릭스미스(-144억원), 제넥신(-119억원), 에이티젠(-107억원), 신라젠(-81억원), 오스코텍(-77억원), 파멥신(-67억원), 유틸렉스(-65억원) 등이 50억 원 이상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가 이어졌다.

≫ 진단키트 ‘수혜주’ 바디텍메드·피씨엘, 실적 상승 ‘주도’

제약바이오텍 중심으로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수혜주인 바디텍메드, 피씨엘이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

바디텍메드는 면역진단키트의 수출(3분기 누적 700억원 매출)로 흑자 규모만 196억 원(누적 371억원)에 달했다. 이 회사는 4분기도 항원진단키트 수출폭 증가에 실적 고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성장 전망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다고 해도 백신에 대한 항체 생성 여부 판별이 항체진단키트로만 확인가능하다는 이유에 서다.

특히 기존 항원진단키트의 공급계약을 체결한 이탈리아에서 추가 물량이 발생했고 독일, 프랑스에 신규 진입하는 등 유럽 지역으로의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4분기부터는 항원진단키트 위주의 수출확대가 기대되는 배경이다.

피씨엘은 전년 이렇다 할 매출이 없었지만 올 3분기 246억 원을 기록,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누계 기준으로 봐도 3천만 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신속 진단키트의 수출 성공으로 458억 원의 외형 성장을 이뤘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17억 원 적자에서 올해는 134억 원(누계 247억원)까지 이익을 끌어 올렸다. 회사는 유전자 항원 항체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10개 진단제품을 50여개국에 공급했다. 4분기도 유럽 인도 러시아 등에서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중소제약, 서울·고려·동구바이오…수익성 개선 ‘주목’

제약사 중에는 서울제약과 고려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등의 수익성 개선이 눈에 띄었다.

올 2월 새 주인을 만난 서울제약은 3분기 매출 213억 원으로 전년보다 54% 성장했고 88억 원의 영업이익(젼년비 320%↑)을 내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앞서 회사는 큐씨피 13호 사모투자합자회사가 지분 44.68%를 인수하면서 대주주에 등극했다. 이후 실적 개선이 본격화 되고 있는 모습이다.

회사는 경질캅셀제 제품에서 전년보다 60억 원이 늘어난 112억원(전년비 115%↑)을 올리면서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주요 품목 중에는 소화성궤양용제 ‘서울파모티딘’이 1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보다 2배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해 설비투자 마무리로 공장가동률이 상승하면서 매출이 확대됐다. 피부과, 비뇨기과 처방의약품과 콜린알포세레이트 중심의 CMO 매출 증가가 실적 개선을 견인하면서 매출이 1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다만, 정부가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축소를 진행함에 따라 회사는 시장 축소에 대한 대응 과제를 안게 됐다.

고려제약은 3분기 169억 원, 전년보다 21%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 32억 원(전년비 1004%↑)을 달성했다. 회사의 이 같은 호실적에는 중추신경계용제의 전문의약품(ETC) 매출과 비타민 영양제의 매출 성장이 작용했다. 회사의 대표적 혈관성 인지 장애치료제 ‘뉴로메드정’을 포함한 CNS(중추신경계)용 품목이 3분기 누적 매출 206억 원(전년비 32%↑)으로 50억 원이상의 판매가 늘었다. 여기에 글루콤액, 레보시럽, 아미푸렉스정 비타민 영양제가 68억 원으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의 성장(136%↑)이 회사의 실적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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