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OP 랭킹] 제약사 자기주식 평가차액 순위
신풍제약, 자기주식 잔여분 지금 팔아도 5천억 ‘대박’
휴젤·케어젠·메디톡스·헬릭스미스는 ‘마이너스의 손’

제약기업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주식, 이른바 자사주식(자기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신풍제약이 자기주식을 처분하면서 2천억 원대의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30억4,293만원)과 비교할 때 약 70년치와 맞먹는 규모다. 기업의 실적과는 별개로 자기주식 보유량에 따른 기업의 ‘숨은 가치’가 바깥으로 드러나고 있는 모양새다.

23일 메디코파마는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자기주식의 장부가액과 현재 시가평가에 따른 차액 규모를 살펴봤다.

먼저 차액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신풍제약이었다. 이 회사는 약 5,000억 원에 육박하는 평가차액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유한양행과 셀트리온도 각각 자기주식 평가차액이 1,000억원을 웃돌았다.

이는 일부 제약사들이 과거 약세장에서 주가 안정을 위해 사들인 자사주식이 올 들어 가치가 급등하면서 의도치 않게 돈방석에 앉게 된 것이다. 실제로 본지가 자사주를 보유한 제약사 67곳의 지난 21일 기준 평가차액(시가평가액 – 매수취득액)을 합산한 결과, 1조3,95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일반적으로 회사 주식 가격이 낮게 평가됐을 때 회사가 자기 돈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으로 지배 주주의 경영권을 강화하고 주가를 안정시키는 방법이다. 이렇게 사들인 주식은 소각이나 매도, 스탁그랜드(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사주를 교부), 메자닌채권(자사주를 교환대상) 등의 처분 방법식을 통해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실제로 신풍제약은 지난달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식 500만3,511주 가운데 128만9,550주를 주당 16만7,000원에 처분하면서 약 2,153억원이란 거액을 손에 넣었다. 매각에 해당하는 장부가는 약 30억원에 불과했던 터라 차액 규모만 2,123억원에 달했다.

주목할 점은 이 회사가 매각 후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자기주식 수량이 371만3,961주라는 점이다. 이 주식을 지난 21일 기준 시가로 평가할 경우 5,032억원 규모였다. 이에 대한 평가차액은 무려 4,946억원이나 됐다. 국내 제약사 중 압도적인 차액 규모다.

이어 유한양행이 자기주식(자사주신탁 5,548,580주+자사주133,585주)의 평가액으로 21일 현재 3,443억원에 달했다. 당초 주식을 사들일 때 쓴 돈(취득가) 1,776억 원을 빼면 차액이 1,700억 원 가까이 됐다. 셀트리온도 시가평가액이 2,960억원으로 취득가 1,918억원을 차감하면 1,041억원의 차액이 발생했다.

이 외에도 대웅제약(736억원), 광동제약(692억원), 일양약품(581억원), 씨젠 (553억원), 유나이티드제약(466억원), 환인제약(393억원), 삼천당제약(367억원), 한올바이오파마(313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275억원), 동성제약(264억원), 녹십자(243억원), 부광약품(201억원), 한미약품(188억원), 보령제약(174억원), 삼진제약(170억원), 안국약품(169억원), 동국제약(113억원), 현대약품(106억원) 등이 100억원 이상 평가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신일제약, 경동제약, 삼일제약, 대화제약, 비씨월드제약 등이 50억원 이상의 차액을 확보했다.

반면, 휴젤(-239억원), 케어젠(-113억원), 휴메딕스(-80억원), 메디톡스(-39억원), 헬릭스미스(-29억원), JW중외제약(-20억원), 인트론바이오(-10억원) 등은 자기주식을 취득했을 때 당시 매입가격보다 현재 주가가 더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자사주식을 사들이지 않은 곳도 상당수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알테오젠, 메지온, 셀리버리, 제넥신, 엔지켐생명과학, 앱클론, 유틸렉스, 에스티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에이비엘바이오, 한독, 대한약품, 에스씨엠생명과학, 오스코텍, 제테마, 옵티팜, 차바이오텍, 올리패스, 한국유니온제약, 젠큐릭스, 코아스템, 지노믹트리, 피씨엘, 바이오니아, 애니젠, 퓨쳐켐, 녹십자웰빙, 경보제약, 서울제약, 유바이오로직스, 신신제약, 조아제약, CMG제약 등이 자기주식 보유분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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