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 암젠 낙점 배경에 高주가 한 몫…“바이오·생명공학 상징됐다”
암젠 실적 및 주가 국내 제약바이오 등락폭 영향 줄 듯…달라진 ‘위상’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미국 다우지수(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의 제약사 터줏대감이었던 화이자가 17년 만에 퇴출된다. 그 빈자리는 암젠이 채우게 됐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등 해외 주요 외신에 따르면, 다우지수를 운영하는 S&P 글로벌이 31일(현지시간)부터 30개 기업이 포함된 다우지수에서 화이자를 제외한다고 전했다. 2004년부터 편입돼 있던 화이자를 대신에 자리바꿈한 회사는 글로벌 생명공학기업인 암젠이 낙점됐다.

암젠은 최근 바이오 및 생명공학 업종의 대표 주로 떠오르면서 다우지수에 편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의 바이오 열풍과 생명공학 강세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암젠의 높은 주가도 화이자를 대신해 다우지수에 선택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특히 다우존스30의 지수 산출방식이 시가총액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이 아닌 주당 가격에 가중치를 계산하는 가격가중지수 방식(price-weighted index)이라 고가의 주가를 기록한 암젠이 화이자를 대신해 선택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27일 기준 화이자의 주가는 37.86달러, 암젠의 주가는 252.81달러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30개 기업 중 화의자의 주가는 최저 수준이었다. 동종 제약사인 존슨앤존슨(152.97달러)과 머크(85.82달러)와도 주가의 격차를 드러냈다.

가격가중지수 방식은 지수포인트를 계산함에 있어 200달러 주식은 100달러 주식의 두 배, 50달러 주식의 네 배에 달하는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高) 주가일수록 다우지수에 미치는 비중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실례로 애플은 27일 현재 500.04달러로 다우지수에서 가장 비싼 주식으로 1위 비중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액면분할을 단행할 경우 영향력은 15~16위 정도의 중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CNBC도 이번 지수 변경에 따라 유나이티드헬스그룹과 홈디퍼에 이어 새로 편입된 암젠이 최대 비중 3위 기업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제약사 위상에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배경이다.

뉴욕증시에서도 놀라는 분위기다. 실제로 화이자는 지난 3일간(25일~27일) 연속 하락하면서 2.5% 떨어진 37.86달러에 마감됐다. 반대로 암젠은 3일 연속 상승해 7.3% 오른 252.81달러에 거래됐다.

시가총액 규모는 지난 27일 현재 암젠이 1,480억 달러(약 175조원), 화이자 2,104억 달러(약 248조원)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가장 오래된 주가지수 산출방식으로 월스트리트저널 편집자이자 다우존슨앤컴퍼니의 공동창립자 찰스 다우가 창안한 주가지수다. 1884년 7월 처음 발표된 이래 현재 미국의 금융정보서비스 회사인 S&P 다우존스 인디시즈에서 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다우존스의 구성 종목을 살펴보면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30개의 우량 기업 종목들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는 월마트(할인점 체인), JP모건체이스(투자은행), 트래블러스(손해보험사), 아메리칸 엑스프레스(신용카드), 마이크로소프트(소프트웨어),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편의점·약국체인), 골드만 삭스(투자은행), 보잉(항공사), 월트 디즈니(엔터테인먼트), 캐터필러(중장비),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료보험사), 존슨앤존슨(제약사), IBM(컴퓨터), VISA(신용카드), 머크(제약사). 레이시온(방산), 쉐브론텍사코(정유사), 코카콜라(음료), 3M(사무용품), 시스코 시스템즈(네트워크), 버라이즌(통신사), P&G(소비재), 인텔(반도체), 다우케미컬(화학공업), 화이자(제약사), 나이키(스포츠용품), 액손모빌(석유화학), 맥도날드(패스트푸드), 홈디포(건축자재), 애플(IT)이 포함돼 있다. 이들 기업은 결국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30개 기업이라는 의미다.

이 가운데 31일(현지시간)부터 석유화학회사 엑손모빌, 방산업체 레이시언, 제약사인 화이자가 퇴출되고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세일포스, 항공우주기업 허니웰, 제약사 암젠이 편입된다.

다우지수는 각 산업에 대한 미국의 대표성을 고려해 업종별 비중을 정하는데 제약업에서는 3곳만 들어갈 수 있다. 여기에는 신입생 암젠을 포함해 글로벌 빅파마인 존슨앤존슨과 머크가 가 자리잡고 있는 상태다.

업계 한 증시전문가는 “향후 암젠의 실적과 주가가 미국 다우지수 뿐 아니라 제약지수와 헬스케어 지수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미국 제약지수 등락 폭에 영향을 받는 국내 제약 바이오 특성상 이제 암젠의 실적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관심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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