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어려워진’ 살림살이…먼저 손댄 곳 ‘판관비’
교통비·행사비·회의비·교육비 대폭 ‘감소’…“허리띠 졸라매”
동아·한미·대웅·일양 최다 ‘축소’…실적 따라 판촉비도 ‘희비’

 

코로나19로 경영이 악화되자, 상당수 제약바이오기업이 판관비부터 손을 봤다. 상당수 제약바이오기업이 직원교육비 등 활동비와 관련한 비용을 대폭 축소한 것이다. 기업들이 대대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가면서 영업·마케팅 활동도 위축된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턱대고 비용을 줄이기 보다는 효율적인 지출 배분과 전략적 투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메디코파마는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50개사(지주사 제외)의 반기보고서를 통해 판매비와 일반관리비(이하 판관비)의 활동비 현황을 분석했다.

본지 조사 50개 기업 가운데 21곳의 일반관리비가 감소했다. 이를 활동비(복리후생비, 학술비, 행사비, 회의비, 교육비, 여비교통비, 판촉비, 광고비)로만 한정해서 보면, 33개사가 비용 지출을 대폭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영업활동이 어려워지자 3곳 중 2곳은 활동비를 손봤다는 의미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상 경비에 해당하는 복리후생비나 행사(학술)비, 회의비, 교육(훈련)비, 여비교통(출장)비, 접대비, 광고비, 지급수수료 등이 전년보다 급감했다. 영업활동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판매촉진비(판매수수료) 항목도 축소되면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기업별로 많게는 수십억 원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유한양행(74억원), 종근당(71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70억원), 휴젤(70억원), 셀트리온(57억원), 동아에스티(49억원), 일양약품(43억원), 안국약품(40억원), 보령제약(30억원), 현대약품(28억원), 일동제약(28억원), 경보제약(28억원), 대원제약(28억원), 동성제약(23억원) 등이 코로나19 사태 영향에 활동 경비를 대폭 축소시킨 기업들이었다.

반면, 녹십자, 메디톡스, 대웅제약 등은 지급수수료 증가 등으로 활동비가 늘어 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상 이를 제외할 경우 활동비는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실제로 녹십자의 활동비는 200여억 원이 줄었으며, 메디톡스(106억원→ -2억원), 대웅제약(+97억원→-25억원), 휴온스(+32억원→-0.2억원), 광동제약(23억원→-14억원) 등도 활동비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제약업계는 올해 2월부터 본격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오프라인 대면 행사를 줄이고, 대신 온라인 행사 개최나 비대면 엉업·마케팅 활동을 강화했다. 실제로, 조사기업들 대부분은 이 같은 이유로 판매·관리비 항목 중 행사(학술)비나 회의비, 교육(훈련)비, 여비교통비 등의 항목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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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술비’ 손 본 동아ST…한미약품은 ‘회의비’ 대폭 줄여

행사(학술)비를 공개한 총 5개 기업(동아에스티, 삼진제약, 한독, 하나제약, 경동제약) 가운데 지출을 늘린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31% 급감한 것으로, 총 26억 원 규모를 세이브한 셈이다.

행사(학술)비 감소 폭이 가장 컸던 기업은 동아에스티로 전년 동기대비 26억원(-40%)이 줄어든 39억원을 지급했다. 이 외에도 삼진제약이 29억원(4,000만원↓,전년비-1.3%), 한독이 21억원(19억원↓, -49%) 등을 사용했다.

회의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항목을 공개한 20개 기업 중 14곳이 지출을 줄였으며 그 규모만 55억 원에 달했다. 비용을 늘린 곳은 6곳에 불과했으며 이마저도 1억원 이상 늘어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회의비를 가장 많이 줄인 곳은 한미약품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보다 22억 원이 감소(-76%)한 7억원 만을 여기에 사용했다.

이 외에도 제일약품 (-20억원, 29%↓), 대웅제약(-6억원, 63%↓), 유한양행(-2억원, 37%↓), 대원제약(-2억원, 10%↓), 국제약품(-2억원, 78%↓), 하나제약(-1억원, -9%↓), 경동제약(-1억원, 9%↓) 등이 회의비를 대폭 축소했다.

반면, 비씨월드제약(+7,800만원, 300%↑), 삼천당제약(+4,800만원, 9%↑), 명문제약(+3,800만원, 4%↑) 등은 회의비 지출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 ’교육 백년대계‘ 옛말…코로나19에 막힌 ’학구열‘

코로나19 사태는 제약사들에게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직원들의 교육도 주저하게 했다.

‘교육훈련비’ 항목을 살펴본 결과, 금액적으로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지 않았지만, 직원 대면 교육이 축소되고 있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됐다. 이 항목을 공개한 기업 33곳 중 80%가 넘는 27개사가 해당 지출을 줄였으며, 전년보다 평균 25.2%(40억원) 감소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인 곳은 대웅제약이었다. 이 회사는 전년 동기보다 80%(-8억4,300만원)가 줄어든 2억1,100만 원만을 교육훈련비에 썼다.

이어 유나이티드제약(-7억1,400만원, 34%↓), 삼성바이오로직스(-5억6,900만원, 23%↓), 대원제약(-4억5,100만원, 44%↓), 유한양행(-4억1,300만원, 42%↓), 보령제약(-1억9,300만원, 44%↓), 광동제약(-1억8,100만, 38%↓), 일양약품(-1억2,900만원, 44%↓), 동구바이오제약(-1억1,500만원, 99%↓)등의 기업들이 교육훈련비에서만 1억원 이상을 줄였다. 이 외에도 메디톡스, 영진약품, 유유제약, 우리들제약, 코오롱생명과학, 경동제약, 이연제약 등이 해당 지출을 소폭 감소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코로나19 사태의 어려움 속에서도 명문제약, 현대약품, 삼진제약, 삼천당제약, 비씨월드제약은 교육 훈련을 줄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 판촉비 ‘양극화’ 심화…매출따라 지출규모도 ‘천차만별’

제약사들의 영업활동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판매촉진비’(판매수수료 포함)의 경우 영업실적에 따라 제약사별 격차가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대상 31곳 중 절반이 넘는 16곳의 판촉비가 감소한 반면, 나머지 15곳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 것. 업체 평균 7.4%가 떨어졌고 감소된 금액은 16억원 정도였다.

대체로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매출성장이 떨어진 곳은 판매촉진비가 줄어들었다. 반대의 경우, 즉 판매고가 줄어든 기업은 판촉비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지난해 보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일양약품과 일동제약, 광동제약, 휴젤을 비롯해 매출이 역성장한 동화약품의 판촉비가 감소했다. 반면, 디에이치피코리아, 신풍제약,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등은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판매촉진비가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일양약품은 판매촉진비가 32억 5,900만 원(-23%↓) 줄어들면서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어 유한양행(-18억4,500만원, 27%↓), 일동제약(-9억3,500만원, 63%↓), 광동제약(-7억7,800만원, 27.3%↓), 휴젤(-7억4,000만원, 60%↓), 종근당(-6억3,700만원, 9%↓), 동화약품(-5억6,900만원, 30%↓)도 판촉비를 대폭 줄인 곳들이었다.

반면, 디에이치피코리아(+19억원100만원, 23%↑), 삼천당제약(+18억500만원, 14%↑), 신풍제약(+13억5,100만원, 37%↑), 동아에스티(+8억8,400만원, 25%↑), 보령제약(+6억7,400만원, 65%↑) 등은 판매촉진비를 늘린 대표적인 기업들이었다.

한편,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보는 곳도 많았다. ‘광고선전비’(홍보비 포함)가 최적의 마케팅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녹십자, 일양약품, 삼성바이오로직스, 녹십자웰빙, 한미약품, JW중외제약, 삼진제약, 메디톡스 등이 광고비를 늘린 대표적인 기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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