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미셀, 주가 상승 2배…기대에 못 미친 ‘저조한’ 실적
수젠텍·피씨엘, 전환사채 발행…순익 ‘급감’에도 주가는 2배
EDGC·젠큐릭스, 진단키트주로 주가 2배…적자는 ‘여전’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수혜주인 진단키트주들의 상반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상당수 기업들이 2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일부는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거품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EDGC와 젠큐릭스 등은 진단키트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때보다 2배 상승했으나 적자는 지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젠텍과 피씨엘도 2배 이상 주가가 올랐으나 전환사채 발행으로 영업이익 대비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진단키트주의 ‘버블 논란’을 뒷받침했다.

25일 메디코파마는 2020년 상반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123곳 중 코로나19 진단키트 수혜주로 꼽힌 기업 10곳의 공시자료를 분석하고, WHO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당시와 현재의 주가 등락률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들 10곳의 진단키트 업체들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영업이익도 10곳 중 7곳이 흑자전환을 이뤄냈거나 이익이 늘어났다.

문제는 순이익이었다. 10곳 중 4곳은 적자가 지속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된 것.

반면, 코로나19 진단키트주로 분류된 10곳의 주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당시와 비교해 평균 144.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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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니아·씨젠, 진단키트 ‘약발’…주가도 300% 상승

진단키트 대장주 씨젠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3,566억원, 영업이익 2,087억원, 당기순이익 1,653억원을 달성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한 해 매출액(1,220억원)의 3배, 영업이익(224억원)의 경우 9배, 당기순이익(267억)도 약 6배 늘어난 수치다.

씨젠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초기부터 진단시약인 ‘올플렉스(Allplex)TM 2019-nCoV Assay’를 개발하고,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으면서 진단키트 시장을 선점했다.

이 회사는 지난 한 해 동안 진단키트를 870억원 어치 팔았으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2,9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를 반증하듯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씨젠의 주가는 4배 이상 올랐다. 팬데믹 선언이 있던 3월 11일 이 회사의 주가는 5만 9,000원이었으나 8월 20일 현재는 23만 8,000원으로 303.4% 상승한 것.

바이오니아는 올해 상반기 외형뿐만 아니라 수익성에서도 크게 성장했다.

이 회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2.6% 증가한 718억원, 영업이익 316억원(흑자전환), 순이익은 200억원(흑자전환)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성장에는 진단키트가 있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에만 진단키트로 430억원치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판매한 총 진단키트의 2.4배(181억원)에 달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6,390원이었던 바이오니아 주가도 3만 500원으로 무려 4배 이상 치솟았다.

랩지노믹스의 성장도 만만치 않았다. 이 회사 의 상반기 매출액은 6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기 298.6%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올 상반기에는 3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1761.5% 수직 상승했다. 순이익도 3976.1% 올라 292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진단키트 판매량 증가에 따른 것으로, 올 상반기 전체 매출액 611억 가운데 진단키트 판매량만 425억원에 달했다.

더욱이 올해 상반기 진단키트 판매량은 지난 한 해 동안 판매한 2억원 보다 22132.4% 증가했다. 팬데믹 선언 당시 1만 5,700원이었던 이 회사의 주가도 현재 4만 400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시장의 예측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반면, 인트론바이오는 앞서의 기업들과 달리 실적 대비 주가상승률이 크진 않았다.

이 회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26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21.0%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1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순이익도 29억원에서 90억원으로 211.8%의 성장률을 보였다.

진단키트 판매량은 상반기 매출액의 95.7%를 차지했다. 지난해 판매량 보다 3배 많은 254억원의 규모였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인트론바이오의 주가는 1만 2,250원에서 1만 5,400원으로 25.7% 오르는데 그쳤다.

≫ 기대에 못 미친 저조한 실적…‘버블 논란’ 부추겨

파미셀은 주가 상승 대비 기대에 못 미친 저조한 실적을 내놔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앞서 시장은 이 회사에 대해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사가 진단키트의 주원료로 쓰이는 뉴클레오시드와 메톡시폴리에틸렌글리콜(mPEG)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파미셀의 주가도 팬데믹 선언 당시 9,500원에서 현재 2만 1,500원으로 무려 2배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상반기 실적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매출액은 209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6억원으로 161.8% 올랐다. 순이익도 20억원에서 38억원으로 83.1% 상승했다.

파미셀 입장에서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시장에서는 이 보다 더 많은 매출을 기대했던 것.

실제로 이 회사의 뉴클레오시드와 mPEG는 올 상반기에 10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99억원 어치를 판매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10.1%의 성장률에 그친 것이다. 이는 최소 2배 이상의 성장률을 보인 다른 기업과 비교하면 시장의 예상 보다 저조한 실적인 셈이다.

수젠텍과 피씨엘은 전환사채 발행으로 영업이익 대비 순이익은 급감했지만 주가는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젠텍은 올해 상반기 247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08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수젠텍의 이 같은 성장 역시 진단키트 판매량 증가에 따른 것이다. 이 회사의 현장진단(POCT) 제품은 지난 한 해 동안 3억 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올해 상반기에만 239억원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6569.1%의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순이익은 –30억원에서 –166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이는 피씨엘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상반기에만 212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이 회사는 영업이익도 113억원으로 흑자전환을 이끌어냈다. 진단키트 매출액만 무려 211억원에 달했다. 사실상 피씨엘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진단키트가 다 한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피씨엘의 순이익은 80억원에 불과했다.

수젠텍과 피씨엘 모두 전환사채로 인한 파생상품 평가 손실로 각각 352억원, 30억원이 반영되면서 순이익이 대폭 감소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젠텍과 피씨엘의 주가는 팬데믹 선언 이후 고공 행진하더니 현재 2배 이상 오른 상태다.

≫ ‘진단키트주’ 분류됐더니 주가 2배 상승…적자는 ‘여전’

EDGC와 젠큐릭스, 지노믹트리는 ‘진단키트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2배 이상 상승했으나 적자는 지속되면서 ‘거품 논란’에 불을 붙였다.

EDGC는 자회사인 EDGC헬스케어가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업체 솔젠트의 지분 17.51%를 보유하면서 진단키트주에 편입됐다.

메디코파마뉴스가 EDGC의 자체 사업만 놓고 따진 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76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674억원, 순이익 –680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다만,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이 회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5억원, -21억원으로 별도 재무제표 보다 적자폭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기업인 솔젠트가 진단키트 등으로 흑자를 내면서 지분법 손익액 51억원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EDGC는 상반기 실적을 통해 자체사업으로의 이익에 한계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코로나19 진단키트주로 분류되면서 주가는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것.

팬데믹 선언 직후에 7,170원이었던 이 회사의 주가도 8월 20일에는 1만 5,650원으로 118.3% 증가했다.

젠큐릭스는 진단키트로 올 상반기에만 4억 9,4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전년 대비 723.3% 성장했다. 이 기간 매출액도 6820.4% 증가한 6억 4,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30억원, 당기순이익은 –34억원으로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1배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28억원에서 –31억원으로 적자폭이 더 커졌다.

더욱이 판매비와 관리비마저도 35억원으로 매출액 보다 많았던 데다 영업손실도 –30억원에 달해 진단키트로 벌어들인 돈 보다 지출 금액이 증가, 적자가 지속됐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젠큐릭스의 가치는 팬데믹 선언 이후 진단키트주로 분류되면서 상승세가 지속됐다.

그 결과, 젠큐릭스의 주가는 1만 6,200원에서 65.1% 오른 2만 6,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노믹트리 역시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5억 3,000만원으로 성장률이 333.5%에 달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70억원에 달해 적자가 지속됐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 적자는 판관비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상반기 판관비만 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9% 늘어났다.

이 중에서 경상연구개발비와 광고선전비가 크게 증가했다. 경상연구개발비는 7억 5,000만원에서 19억원으로 증가했으며, 광고선전비는 2억 5,000만원에서 9억 6,000만원으로 약 3배 이상 늘었다. 번 돈 보다 쓴 돈이 더 많아 적자가 지속된 것이다.

이 같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지노믹트리의 주가는 1만 5,400원에서 1만 6,900원으로 9.7% 상승했다.

이처럼 진단키트 업체들의 상반기 실적 대비 주가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향후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감염속도 둔화에 따라 진단업체들의 실적은 제품 차이에 따라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반기에는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검진이 가능한 진단기기를 갖고 있거나 항체진단 기기 방식이 선호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기업별 주가도 격차가 나는 등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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